EZ EZViwe

망 중립성 논란 풀 열쇠는 투명성·개방성

2013년 미디어정책 이슈 <2> 망 중립성 논란

김고은 기자  2013.01.16 14:02:59

기사프린트



   
 
  ▲ 지난 7월 12일 망 중립성 이용자 포럼이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전화(mVoIP) 차단과 관련해 ‘방통위의 직무유기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무선인터넷전화(mVoIP)를 전면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2012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망중립성 논쟁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용자 권익에 초점을 맞춘 IT 정책 마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인수위는 모든 이동통신 전화에서 요금제와 상관없이 무선인터넷전화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6일 업무보고에서 무선인터넷전화 전면 허용을 포함한 통신비 인하계획 등을 보고할 예정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후보 시절 망중립성에 대해 원칙적인 지지 입장을 밝혀왔다. 인수위 전문위원으로 참여 중인 윤창번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방송통신추진단장은 이달 초 ICT 대연합 토론회에서 “박 당선인이 망 중립성뿐 아니라 플랫폼, 단말 중립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새 정부의 통신 정책은 망중립성 원칙을 기초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방면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망중립성 논쟁이 일거에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트래픽 ‘게이트키퍼’ 필요한가

망중립성은 지난해 IT 업계의 최대 화두였다. 지난해 초 KT가 삼성전자 스마트TV에 대해 트래픽 과부하를 이유로 인터넷 접속을 제한해 망중립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어 지난해 6월 출시된 무선인터넷전화 카카오 보이스톡에 대해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요금제에 따라 제한적으로 허용하면서 망중립성 의제가 통신 업계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앞서 지난 2011년 네이버의 3G망을 통한 프로야구 생중계 서비스 중단 사태나 지상파의 N스크린 서비스 pooq(푹)에 대한 통신사 측의 고화질 서비스 중단 요구도 망중립성 논란과 무관치 않다.

망중립성이란 네트워크 사업자가 모든 콘텐츠, 단말기, 이용자에 차별 없이 망을 개방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논란의 핵심은 누가 서비스(콘텐츠)를 통제할 수 있느냐다. 통신사업자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투자한 고속도로(망)에 콘텐츠 업체들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망에 대한 소유권이 통신사에 있으므로 트래픽 제한조치는 정당하다는 논리다. 특정 서비스의 과도한 망 점유로 인한 서비스 품질 저하, 투자 위축 등의 우려도 덧붙인다.

이에 맞서는 것이 이용자 중심의 논리다. 자율성과 개방성이 핵심인 인터넷 환경에선 이용자의 선택권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1회 망중립성 이용자 포럼’에서 김기창 고려대 법대 교수는 “망중립성의 문제는 최종 유저인 이용자들의 문제”라며 “이용자가 아닌 망 사업자가 선택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 선택권이 박탈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래픽 과부하의 책임을 콘텐츠 사업자에 전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혁 SBS 정책팀 차장은 “망 고도화, 4G를 방송사나 이용자가 요구한 것이 아니다. 통신사들이 사용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진화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실제 자신들이 트래픽 과다를 유발하는 콘텐츠를 요구하면서 스스로 트래픽이 문제라고 하고 있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방통위 넘어서는 해법 나올까

망중립성 논란이 확산되자 방통위는 지난해 7월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 및 이용에 관한 기준(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사실상 통신사 편을 들어줬다는 비판을 받으며 논란만 키웠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독과점 환경에서 시장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은 사업자 마음대로 하라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방통위는 지난해 11월 트래픽관리기준 제정을 추진했다가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반발에 부딪쳐 결론을 미뤘다. 결국 공은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결정할 인수위로 넘어간 셈이다.

새 정부의 정책 기조는 일단 망중립성이란 대전제에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망중립성에 대한 원론적인 찬성 입장이 그동안 방통위의 정책과 다른 실질적인 해법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네트워크와 기술 진화를 고려한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망 중립성 이용자 포럼’에선 트래픽 관리의 투명성과 개방성을 강조하며 규제 당국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이병선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사는 △자율성 △투명성 △차별 금지 △차단 금지 등을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의 기본 원칙으로 강조하며 “공공성 저해, 트래픽 폭발의 위험이나 불법 콘텐츠의 유통과 같은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트래픽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원철 KINX 경영지원실장은 “최소한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제한조치”를 주문했다. 윤 실장은 “트래픽이 폭주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접속을 차단하는 형태는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며 “추상적이고 자의적인 판단에 의한 규제가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