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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현희 대담' 긴급 편성 논란

노조 "방문진 요구따른 것"…방문진 "방송되는지도 몰랐다"

양성희 기자  2013.01.15 14: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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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희 씨 (뉴시스)  
 

MBC가 15일 정규 편성됐던 ‘100분토론’을 취소하고 ‘특별대담-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을 긴급 편성해 방송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긴박한 편성에 정치적인 배경이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MBC는 “KAL 858기 폭파 25주기를 막 넘긴 시점에 즈음해 25년 전 일어났던 폭파사건의 진실과 ‘가짜 공작원설’ 등 김현희 씨와 관련된 숱한 논란들에 대해 김현희 씨 본인을 초청해 70분간 특별대담 형식으로 들어보고 그가 살아온 지난 세월의 소회를 들어본다”고 방송 의도를 밝혔다. 갑작스럽게 방송 일정이 잡힌 배경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MBC 노조에 따르면 회사가 긴급 편성에 대해 편성실무진에 방송 하루 전인 14일 오후 통보했고 방송 고지와 녹화는 방송 당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노조는 “모든 것이 통상적인 절차를 벗어난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김철진 시사제작국장은 이번 긴급 편성을 “방송문화진흥회의 결의에 따른 후속조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방문진의 요구에 의한 편성을 문제 삼았다. 사회 특정 세력의 요구를 방문진이 수용해 방송 편성권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지난 2003년 KAL기 사건 유족과 천주교 사제단을 중심으로 폭파사건의 진상에 대한 문제제기가 일었고 해당 이슈는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됐다. MBC ‘PD수첩’도 ‘16년간의 의혹, KAL기 폭파범 김현희의 진실’편을 내보냈다.

몇 년 사이 일각에선 당시 방송에 조작이 있다는 주장이 돌았고, 지난해 6월 ‘TV조선’에 김현희 씨가 출연한 이후 그 주장은 거세졌다. 같은 해 9월 뉴라이트 단체 출신 인사들의 요구로 방문진은 사측에 당시 PD수첩 방송에 대한 경위를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MBC 노조는 “10년 전 방송에 대한 반성문처럼 오늘 방송이 이뤄진다면 후유증을 피할 수 없다”면서 “긴급편성 요구가 방문진 공식 결정이 맞는다면 명백한 월권행위이며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방문진이 법적으로 가진 권한은 MBC 경영에 대한 관리 감독권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노조는 방문진뿐만 아니라 경영진도 문제 삼았다. 노조는 “방문진의 요구에 대응하는 것 자체가 방문진법과 방송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회사는 방문진의 결의 내용이 무엇이고 어떻게 전달됐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노조는 “회사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면 정치적인 배경을 의심해 볼 수밖에 없다”면서 “방문진이 방송 내용, 편성까지 직접 개입한다면 군사독재시대 방송장악과 다를 게 없다. 어떤 기자도, PD도 기획한 적이 없는 프로그램을 내보내도 시청자는 그냥 봐야 하는 사회는 독재사회”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방문진 김재우 이사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방문진 결의는 사실이 아니다. 오늘 방송을 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방문진 한 관계자는 “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지난해 9월 2003년 당시 프로그램 제작 경위를 조사해 보고해달라고 한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