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와 YTN은 현재 해직된 언론인만 모두 13명으로 이명박 정부 때 벌어진 언론계 갈등의 대표적 현장이다. 대선 이후 양 방송사에는 미세하게나마 변화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내부 분위기는 ‘반신반의’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김재철, 배석규 사장 모두 1~2년이 남아 있는 임기를 보장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경쟁 방송사들에게 회사 경쟁력이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라 현재의 노사 극한 대립 상황을 방치할 수만은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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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김재철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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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드라마에 뒤진 MBC ‘경쟁력’ 변수MBC에는 지난해와 다른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근행 전 노조위원장과 정대균 노조 수석부위원장의 특별채용을 결정한 것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지난달 24일 임원회의에서 몇몇 임원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전격적으로 결정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콘텐츠 역량 강화를 위한 화합”을 이유로 들었고, 두 당사자는 고심 끝에 회사 측 조치에 따랐으나 업무에는 복귀하지 않기로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전국언론노조에, 정 수석부위원장은 MBC노조 전임자로 파견된 형태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반응은 일단 냉담하다. “진정한 화합 차원이 아닌 김재철 사장의 자리보전을 위해서”라는 해석이 더 많은 상태다. 사측 일부에서는 “단계적으로 일단 2명부터 받아들인 것”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정확한 계획은 김재철 사장만이 알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열린 이상호 기자의 징계 결정 인사위원회 이후 김 사장이 결재를 미루고 있는 것도 배경 해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MBC의 한 중견 기자는 “결재를 미루는 걸 보면 해고 급의 중징계가 올라간 것 같다. 그러나 김 사장이 ‘통합’이 사회 화두인 지금 분위기상 본인에게 쏟아질 비난을 고려해 선뜻 단행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상호 기자는 “김정남 인터뷰는 사실이어서 김 사장이 결재를 미루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달 18일 트위터에 MBC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 인터뷰를 보도할 예정이라는 글을 올렸고 사측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해 회사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인사위에 회부됐다.
최근 단행한 인사에서 파업에 동참했던 간부들이 일부 복귀하기도 했다. 그러나 핵심 자리인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정치부장이 유임되고 지난 2일 인사에서 사내게시판에 비판글을 올린 기자를 행정부서인 미래전략실로 전보해 “이전과 다를 것 없다”는 자조도 강하다.
하지만 종편 드라마에 시청률에서 뒤지는 등 MBC의 위상이 급락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MBC는 2013년 경영기조를 ‘1등 탈환’으로 정하고 경쟁력 회복 강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3일 신년하례회에서 이를 강조하며 “후배들의 열정으로 MBC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MBC 기자들은 “MBC 정상화,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우수인력의 현업 복귀”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 사장 역시 MBC를 살리려면 사태 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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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배석규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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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화두 ‘해직문제 해결’ YTN 배석규 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해직자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배 사장은 “해직자들과 노조의 인식과 자세전환을 전제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노조가 ‘해직사태해소특별위원회’를 제안했을 때 사측은 “해직자들이 회사에 손해를 끼친 데 대한 선 사과, 재발방지 약속” 등의 4대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당시 노조는 전제조건 없이 협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논의 과정에서 노조는 노사 양측이 함께 지난 사태에 유감을 표명하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 단합하자는 내용을 뼈대로 한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이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년사 발표 이후 노사는 아직 접촉을 갖지 않은 상태다. 노조는 배 사장이 지난해 입장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보고 일단 비판적이지만 진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회사 쪽도 신년사 외에 따로 논의를 진행하거나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YTN 사측의 한 관계자는 “해직자 문제가 조직에 부담이 되고 있어 최소한 상암동 신사옥으로 가기 전인 올해까지는 매듭을 풀자는 취지”라며 “회사가 지난해 내건 전제조건도 달리 접근할 여지가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사내에서는 배 사장이 신년사에서 ‘상암동 시대’를 언급한 것 등을 미뤄 정권이 바뀌는 것과 상관없이 임기를 다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YTN 상암동 신사옥은 올 연말 완공될 계획이며 배 사장의 공식 임기는 2015년까지다. 따라서 어떻게든 해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새해 화두로 꺼냈으며, 최소한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는 명분이 필요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한 YTN이 최근 일시적으로 후발 보도채널인 뉴스Y에도 아날로그 케이블 가구 일일 시청률이 뒤지는 등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라는 게 사내의 공통적 의견이다. 이 때문에 배 사장이 회사 사기 저하의 원인인 해직사태를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성희 기자 yang@journalist.or.kr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