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史 다시 쓴 5대 언론사 장기 파업언론사 노조의 ‘장기 파업’이 뒤흔든 한해였다. 전국언론노조(언론노련 포함) 주도로 일시 총파업을 벌인 적은 있었다. 그러나 2012년 파업처럼 장기간 집중적으로 주요 언론사들이 파업에 돌입한 것은 처음이다.
KBS, MBC, YTN, 연합뉴스, 국민일보 등 5대 언론사 노조가 거의 같은 시기 파업을 벌였다. MBC 노조가 지난 1월30일부터 7월17일까지 170일간, KBS 새노조가 3월6일부터 6월7일까지 95일간, YTN노조가 3월8일 1차 파업 돌입 후 10단계에 걸쳐 55일간, 연합뉴스 노조가 3월15일부터 6월25일까지 103일간, 국민일보 노조가 지난해 12월23일부터 올해 6월23일까지 173일간 파업을 진행했다. 모두 자기 회사 노조 파업일수 신기록이었다.
각 언론사의 구체적 상황은 조금씩 달랐다. 그러나 사장 퇴진 문제, 공정보도 보장이 공통적 이유였다. 이 과정에서 모두 11명이 해고되는 등 파고는 컸다.
총리실의 YTN 등 언론사 불법사찰 충격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조직적으로 언론사를 사찰한 증거가 폭로돼 충격을 불렀다.
지난 3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파업 노조원들이 제작한 ‘리셋 KBS뉴스9’가 폭로한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에는 KBS, YTN, MBC 사장 인사에 개입한 흔적이 드러났다. YTN은 2009년 당시 작성된 문건에 ‘배석규 사장 직무대행을 정식 사장으로 해야 한다’는 보고 내용까지 담겼다. 이전에도 언론사 동향 정보가 상세히 적힌 공직윤리지원관실 조사관의 수첩이 발견된 적이 있지만 이같이 구체적 정황이 나타난 것은 처음이었다.
최근 한겨레 보도에서는 불법사찰의 ‘몸통’을 자처한 이영호 전 고용노동비서관이 이명박 대통령과 수시로 독대한 정황과 언론사 사장 인사 보고서를 직접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관련된 검찰 수사는 부진해 사실 규명은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다.
‘뉴스타파’ 대안미디어로 부상해직언론인을 중심으로 지난 1월 첫선을 보인 인터넷방송 ‘뉴스타파’가 대안미디어의 가능성을 보이며 화제가 됐다. 1주일에 한번씩 업데이트되는 뉴스타파는 기존 방송사들이 현 정부 출범 이후 다루지 못하는 권력 비판·고발 보도를 계속하며 주목을 끌었다. 4회 방송만에 유튜브 조회 50만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 |
 |
|
| |
(사진=언론노조)
|
|
| |
지난해 인기를 끈 ‘나꼼수’와 달리 전문적 언론인이 참여해 정통 저널리즘 형식을 띄면서 성역없는 보도를 한 뉴스타파는 기존 언론사 뉴스룸에서 찾기 힘든 새로운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뉴스타파는 대선에서 야권의 패배 이후 유료회원이 3배 증가하는 등 대안언론의 맹아로 더 주목받는 상태다.
뉴스타파 측도 내년 3월 콘텐츠를 보강해 ‘시즌3’를 선보일 계획이다. 일부는 1988년 한겨레의 등장처럼 뉴스타파를 모태로 한 대안방송사 설립을 거론하고 있기도 하다.
‘트러블메이커’ 김재철 사장의 MBC사태올해 언론사 파업 가운데 가장 큰 이슈메이커는 MBC였다. 특히 김재철 MBC 사장은 노조원 8명을 해고시킨 것부터 시작해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195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내는 등 각종 신기록을 세웠다.
| |
 |
|
| |
(사진=연합)
|
|
| |
MBC노조와 야당은 법인카드 남용과 특정인에 대한 특혜 등 배임·횡령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노조 간부가 아닌 기자회장이 최초 해고되는가 하면 해외특파원들이 사장 퇴진 공동성명을 낸 것도 처음이다. 파업 노조원들을 대신해 ‘시용기자’를 대거 채용하고 계약직 앵커를 기용하는 등 언론사 고용형태에도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
방송문화진흥회의 해임 시도가 무산되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 개입 의혹이 이는가 하면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 MBC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이 MBC 지분 매각을 통한 민영화 추진을 논의한 비밀회동도 알려지면서 파업 후에도 각종 뉴스거리를 양산했다.
끝내 5년 넘기는 YTN 해직사태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10월 해직된 YTN 기자 6명은 대통령 임기 5년이 다 되도록 아직 복직되지 못했다. YTN 해직사태는 올해 몇 번의 해결 기회를 맞이했다. 1월 사내 구성원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발족하면서 대타협을 시도했으나 좌절됐다. 2월에는 한국기자협회 서명운동 사상 최대규모인 4107명의 기자들이 대법원에 제출할 복직탄원서에 서명하는 등 열기도 뜨거웠다. 8월에는 노조가 ‘해직사태해소특위’를 제안하자 사측도 전향적 입장을 나타내 사태 해결의 기대를 높였다.
2009년 YTN 노사 4·1합의는 징계무효소송 1심 판결에 따라 해직사태를 해결한다는 의미였다는 구본홍 전 사장의 증언도 나왔다. 그러나 사측이 해직자들의 선(先) 사과를 요구하면서 타결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결국 YTN 해직기자들은 이달로 해직 51개월을 맞이했다. 박근혜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거리다.
‘방통대군’ 최시중에 징역형 선고‘대통령의 멘토’, ‘방통대군’.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위세를 대변하는 수식어다.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통합으로 출범한 초 매머드 규제진흥기구 방송통신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을 지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혐의로 자진사퇴한 끝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심, 2심 재판부 모두 징역 2년6월, 추징금 6억원의 판결을 내렸다.
| |
 |
|
| |
(사진=뉴시스)
|
|
| |
최 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아래 방송계를 쥐락펴락한 실세 중의 실세였다. KBS 정연주 사장 해임과 후임 사장 임명에 개입 의혹을 받는가 하면 미디어법 통과, 종편 출범에도 혁혁한 역할을 맡은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방송장악에 몰입하는 동안 방통위의 또다른 주요 영역이었던 IT산업은 뒷걸음질쳤다는 비판도 거셌다.
갖가지 논란에도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으나 결국 대형 비리로 비참한 말로를 맞이했다.
‘시장의 냉혹함’ 맛본 종편 출범 1년각종 논란 끝에 출범한 종합편성채널 4개사가 12월 개국 1년을 맞이했다. 예상과 달리 시장의 현실은 냉혹했다. 시청률 1%를 넘는 프로그램을 손으로 꼽을 정도로 시청률 올리기에 부심하고 있다. 광고 판매도 자리를 잡지 못해 프로그램당 판매는 아직 부진한 실정이다.
이에 종편은 경비를 최소화하는 내핍경영으로 초기 난국을 타개하고 있다. 종편 입장에서 좋은 조짐도 보였다. ‘대선 특수’ 탓이 있지만 TV조선과 채널A 보도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눈에 띄게 상승했다. MBN은 지난달 처음으로 월 평균 시청률 1%를 넘기고 JTBC는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가 시청률 6%를 돌파하는 등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개국 3년’이 고비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2013년은 종편 생존 여부를 가늠할 한해가 될 전망이다.
네이버, 뉴스캐스트 폐지·뉴스스탠드 도입온라인 뉴스공급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포털 네이버가 기존 뉴스캐스트 방식을 폐지하고 2013년 1월1일부터 ‘뉴스스탠드’ 체제로 개편한다.
뉴스스탠드는 언론사 이름과 기사 제목이 노출되던 뉴스캐스트 방식과 달리 언론사 로고만 노출시켜 이용자가 선택하도록 한다. 그간의 ‘낚시성 기사’ ‘선정적 제목’으로 대표되는 뉴스 선정주의와 언론사 간 과열경쟁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온라인 뉴스시장은 일대 변혁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언론사들은 별다른 대책 마련없이 새로운 온라인 뉴스 소비 시스템에 편입되게 됐다.
파급력 해석도 엇갈린다. 온라인 광고수입을 좌우하는 뉴스 트래픽에서 지명도 높은 언론사에 유리하고 중소 매체들은 급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등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실제 변화의 양상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미디어렙법, 헌재 결정 3년여만에 통과2008년 헌법재판소가 당시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방송광고 독점판매권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개정 방향을 놓고 진통을 거듭, 입법 공백상태까지 부른 미디어렙법이 2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로써 방송계는 코바코 독점체제 31년에 종언을 고하고 본격적인 공영·민영미디어렙 경쟁 시대를 맞이했다.
이에 맞춰 코바코는 5월 KBS 2TV, EBS와 MBC의 광고만 판매하는 ‘한국방송진흥공사’로 재편됐고 SBS는 자사 미디어렙인 ‘미디어크리에이트’를 출범시켰다.
우려됐던 종교, 지역 등 중소방송사들의 결합판매제도는 일단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차기 정부가 KBS 수신료 인상을 추진해 KBS 2TV의 광고를 축소 또는 폐지할 경우 방송광고판매제도는 또 한 차례 격변을 맞을 전망이다.
신문사 부도·매각설 등 ‘신문의 위기’창간 67년의 역사를 가진 유력 지역일간지 제주일보가 12월 8000만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부도 처리됐다. 같은 지역 신흥신문인 제주도민일보는 폐간 운명을 맞았다. 인천일보, 아시아경제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는가 하면 한국일보와 서울경제 매각설도 계속되고 있다.
ABC부수공사 결과 2011년 주요 일간지 유료부수 또한 전년대비 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신문의 위기가 점점 가시화된 한해였다.
종합편성채널 출범 이후 신문사들의 경영이 더욱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올해 어느 정도 위기를 넘겼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신문의 미래를 개척할 뚜렷한 비전 또한 제시되지 않고 있다.
2020년 신문구독률이 0%가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오는 등 신문시장의 돌파구 마련은 여전히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