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점심엔 文·저녁엔 朴…긴장감 최고조

대선 당일 새누리·민주당 기자실 풍경

양성희 기자  2012.12.26 10:09:21

기사프린트


   
 
  ▲ 18대 대선이 치러진 19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4층 기자실. 박근혜 후보 당선이 확실시되자 기자들은 긴박하게 소식을 타전했다.  
 
엎치락뒤치락 판세를 이어가며 초박빙 구도로 치러진 대선임을 증명했던 19일 당일, 양당 기자실은 그 어느 때보다 긴박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와 영등포 민주통합당사 기자실은 이른 오전부터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외신들도 가세해 취재 열기는 더 뜨거웠다.

초반 더 많은 취재진이 몰렸던 건 민주당사다. 민주당 3층에 위치한 기자실은 원래 15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지만 추가로 의자를 더 배치해 200여 명의 자리를 만들었다. 자리를 잡지 못한 기자들은 기자실 양옆과 뒤의 공간을 활용하기도 했다.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13~18일)에 실시된 조사 결과와 개표 전 중간 출구조사 결과가 알려지면서 민주당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공표금지기간 중 실시된 조사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올랐고 개표 전 비공개로 전해진 중간 출구조사 결과는 문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투표율이 지난 대선보다 크게 오른 것도 한몫했다. 3층 기자실과 1층 상황실에 있는 기자들도 민주당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점쳤다.

같은 시각 새누리당 4층 기자실과 2층 상황실은 정반대 분위기였다.
대선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거나 역전되기도 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만큼 이날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된 오후 6시 이전엔 새누리당에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기자들 사이에서 “이쪽이 어려울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놓기도 했다. 주요 조간신문들이 문재인 후보 당선으로 초판을 짜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방송 3사 출구조사가 공개된 오후 6시 이후로 분위기는 달라졌다. 새누리당에선 탄성이 터졌고 민주당에선 “끝까지 가봐야 안다”며 애써 안도하는 속에 불안감이 짙어졌다.

기자들은 이 소식을 빠르게 전하느라 노트북을 두드리기 바빴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양당 기자실에 드리운 긴장감은 더욱 깊어갔다.

오후 8시40분쯤 KBS를 시작으로 방송사들이 박근혜 후보가 당선이 유력하다고 보도하자 민주당 기자실은 크게 술렁였다.

곳곳에서 기자들은 회사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박근혜 후보 일정을 파악해 이동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실제로 9시와 10시 사이 기자들의 5분의 1 정도가 자리를 떴다. 급하게 잡힌 박 후보의 광화문 일정에 맞춰 움직였다.

새누리당엔 더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박근혜 후보가 자택에서 당사로 이동한다는 보도가 전해지자 2층 상황실엔 취재진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진입 불가 상태가 계속됐다. 당사 앞엔 경찰들이 폴리스라인을 치고 새누리당 출입기자가 아닌 취재진의 진입을 막았다.

오후 11시10분쯤 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사에 도착하자 취재 열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당사 진입에서부터 플래시 세례를 받은 박 후보는 4층 기자실을 찾아 간단한 소감을 전했다.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저녁은 드셨는지 모르겠다”면서 안부를 물었다. 박 후보는 “그동안 추운 날씨에도 취재하고 보도하느라 애써준 언론인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밝은 얼굴의 당직자들이 기자들에게 “고맙다”, “고생했다”는 인사를 전했다.
자정이 되자 사실상 결과가 다 나왔고 마감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기자들은 가장 먼저 서로를 격려했다.
선배와 후배, 동료들끼리 “고생했다”, “수고 많았다”는 인사를 끊임없이 주고받았다.

당의 분위기에 따라 기자들의 표정도 움직였다. 한 기자는 “당에 따라 울고 웃는 게 현장에선 당연하다”면서 “같이 고생한걸 아는 만큼 내가 마크한 후보가 당선되면 지향하는 정치성향을 떠나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