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만 해도 YTN 내에는 종편과 비교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다. YTN과 종편은 범주 자체가 달라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최근 기류는 다르다. 종편 4개사에 일부 뉴스 프로그램 시청률이 뒤지기 시작했다. YTN 내에서는 “치욕”이라는 탄식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
17년 역사의 보도전문채널과 뉴스에서 ‘경쟁상대’가 된 종편의 기자들은 이 같은 구도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YTN은 속보와 현장에 능한 기존의 강점에서 차별성을 잃었고 이를 돌파할 킬러콘텐츠, 상상력 또한 부재한 상태라는 진단이다. 콘텐츠는 물론 기술적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한 신생사들의 도전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다. 또 근본 배경에는 내부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YTN사태의 장기화가 있다고 꼬집었다.
방송 경력자로 입사한 한 기자는 “YTN은 최근 뉴스의 퀄리티, 방송 기술 모두 새로운 시도가 적고 정체감이 심한 상태”라고 잘라 말했다.
뉴스에서 YTN의 강점은 ‘속보와 현장성’이었다는 데 이론이 없다. 그러나 종편이 이 분야에 집중하면서 YTN의 차별성이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솔직히 ‘동타’에서 YTN을 이렇게 빨리 따라잡을 줄 몰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다른 종편 기자는 “YTN이 속보는 이미 오래전에 따라잡혔다”며 “요즘 종편은 간단한 장비를 써서라도 ‘무조건 현장을 먼저 물리라’는 게 원칙인데 YTN은 상대적으로 속도가 더뎌 현장 보도에도 강점을 잃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선정성 비판도 받지만 종편이 밀고 있는 ‘토크’ 형식의 새로운 뉴스포맷도 YTN의 입지를 줄였다는 평가다. 한 종편사 간부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속보·현장에서 새 방송사들의 콘텐츠가 뒤지지 않는데다 색다른 재미의 뉴스형식까지 경험하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때문에 ‘대선 특수’ 이후에도 과거 YTN이 누렸던 뉴스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되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토크는 YTN이 먼저 시도했지만 내용을 풍부화시킨 건 신생 방송사들이다. 새 맛을 안 시청자들이 YTN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물론 YTN은 순도 높은 정통뉴스를 추구하고 신생사들은 선정주의로 접근하기 때문이라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한 종편사의 기자는 “정통 뉴스는 좋다. 하지만 채널을 돌려도 매시간 똑같은 뉴스가 나오면 시청자들은 질릴 수밖에 없고 새 것을 찾아 떠난다”며 “그렇다면 품격도 있고 참신한 시도가 나와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는 게 현재 YTN의 문제”라고 했다. 전통적인 킬러콘텐츠였던 ‘돌발영상’도 존재감이 사라졌다.
YTN에서 종편으로 옮긴 기자들의 지적도 비슷하다고 한다. 한 기자는 “YTN 출신들의 말을 들어보면 새로운 시도를 하려 해도 옛날 방식을 고집하는 회사 분위기가 답답했다고 한다”며 “YTN사태 장기화에 따른 내부 불신과 의욕 저하가 이 같은 답보상태의 근본원인인데 풀릴 전망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 실망했다는 게 공통적 이야기”라고 전했다.
이같은 시청률 부진 현상에 대한 YTN 내의 원인 분석은 엇갈린다. YTN기자협회는 11일 낸 성명에서 “대선이라는 대형 이슈 앞에 이토록 시청률이 죽 쑤는 이유가 뭔가”라고 물으며 “이 질문에 가장 먼저 답을 해야 하는 사람, 당연히 보도를 책임지고 있는 보도국장, 그리고 보도국 간부들”이라고 밝혔다.
YTN 측은 “YTN은 17년간 적지않은 인력과 비용을 투자해 현재 1500만 가구가 시청하는 케이블TV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했다”며 “반면 종편은 의무재전송 채널, '앞번호 채널번호'라는 이중 특혜를 누리며 무임승차했다”고 종편 쪽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