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불법사찰의 ‘몸통’을 자처하며 구속된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2009년 KBS, YTN, MBC 사장 인사에 개입을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겨레가 7일 보도했다.
특히 이영호 비서관의 개입 시도 직후 YTN 구본홍 사장이 의문의 사퇴를 하고 배석규 당시 사장직무대행을 정식 사장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명시돼 파문을 불렀던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문건이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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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월 민간인 사찰 문건을 폭로한 KBS 새노조의 '리셋 KBS 뉴스9 보도'의 한 장면. | ||
한겨레가 입수한, 진경락 당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 2009년 7월 작성한 문건에는 ‘7월27일 EB(이영호 비서관) 지시사항’으로 “KBS, YTN, MBC가 8월에 인사를 하게될 텐데 이때 ‘이런 사람을 앉히자’는 보고서를 작성해달라는 것”이라고 나온다.
이 문건에는 또 “이것은 아마 원충연 감사(조사관)이 작성한 ‘KBS의 개혁의지 없는 방송행태 동향보고(09.7.24) 를 보시고 단순히 문제제기 차원이 아니라 이를 뛰어넘어 대안까지 제시하라는 것으로 읽힘”이라고 나와있다.
한겨레는 “이영호 비서관의 하명을 받은 지원관실 점검1팀은 이날 즉시 ‘KBS, YTN, MBC 임원진 교체방향 보고’ 문건을 작성했으며 이 보고서는 같은해 8월11일과 9월25일 이영호 비서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돼있다”며 “8월11일에는 ‘MBC 인사쇄신방안’ 보고서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은 9월3일 작성한 ‘YTN 최근 동향 및 경영진 인사 관련 보고’ 문건에서 배석규 당시 YTN 사장직무대행을 “강단과 지모를 겸비한 인물로 현 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돋보이며 정식 사장으로 임명해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문건은 지난 3월 KBS 새노조의 '리셋 KBS 뉴스9'팀이 입수해 공개한 바 있다.
또 진경락 전 과장도 검찰 재조사를 받으며 “이영호가 실제로 이런 지시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한 것으로 검찰 조서에 나와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이영호 비서관의 지시가 이뤄진 지 한달 뒤인 2009년 8월에는 YTN 구본홍 사장이 돌연 사퇴하고 배석규 전무가 사장직무대행을 맡았으며 10월에는 정식 사장으로 임명됐다. KBS는 그해 11월 김인규 사장이 취임했으며 MBC는 엄기영 사장에 대한 방송문화진흥회 여당 이사들의 압박이 강화되던 시점이었다. 결국 엄 사장은 이듬해 2월 퇴진했고 김재철 사장이 사장 자리에 앉았다.
한편 검찰의 민간인 불법사찰 재수사 기록을 입수한 한겨레는 6일에는 이영호 비서관이 이명박 대통령을 수시로 독대해 보고한 것으로 드러난 점도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