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보류 논란 끝에 지난 4일 방송된 KBS 특별기획 ‘대선후보를 말한다’에 대해 KBS 이사회 일부 여당 이사들과 길환영 사장이 편파성을 문제 삼으면서 대선후보진실검증단장이 보직을 사퇴하는 일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KBS 새노조는 “공정방송 파괴행위이자 명백한 선거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와 대선후보진실검증단 측에 따르면 지난 5일 열린 KBS 이사회에서 이길영 이사장을 비롯한 일부 여권 이사들은 ‘대선 후보를 말한다’에 대해 집중적으로 편파성 시비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길환영 사장은 “편파성 시비가 일만 했다”, “게이트키핑에 문제가 있었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고, 결국 김진석 대선후보진실검증단장이 해설위원실장직까지 반납하며 보직에서 사퇴했다. 사실상 문책성 인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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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6일 KBS 뉴스9에서 방송된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의 후보 가족 검증 보도.(KBS 화면캡처) | ||
‘대선 후보를 말한다’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관련된 각종 의혹과 진실을 검증한 프로그램이다. 방송을 앞두고 길환영 당시 부사장이 주재한 편성제작회의에서 기획 방향과 방송 시점의 적절성을 문제 삼으면서 한 차례 보류되는 진통 끝에 지난 4일 ‘시사기획 창’을 통해 방송됐다. 유력 대선 후보들에 관한 의혹과 검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지만 크게 새로울 것 없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런데 KBS 일부 여당 이사들은 이 프로그램이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편파 방송이었다고 주장하며 김진석 단장에게 책임질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한 검증단 기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검증단 소속 여섯 명의 기자들은 6명 성명을 내고 “김진석에 대한 시비는 결국 검증단을 넘어 KBS 기자정신과 저널리즘에 대한 모욕”이라며 “즉시 김 단장의 사의를 반려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도대체 무엇이 편파적인가. 게이트키핑을 못했다는 게 무슨 말인가”라며 “이사들과 사장은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대라”고 요구했다. 이어 “객관성과 불편부당함, 공정함을 지키기 위해 여느 여론조사보다 많은 3천명의 표본 집단에 설문조사를 통해 유권자들이 검증하고자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했다”면서 “공정함을 위해 방영을 앞두고 KBS 심의실의 사전 심의를 받았고 심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사회가 본부장이 아닌 보도와 제작을 직접 담당하는 직원을 임의로 불러대는 행위가 과연 올바른 것인가”라며 “이사회와 사장은 정치적인 충성심에 눈이 멀어 공영방송을 망치고 KBS 기자정신과 저널리즘을 모욕하는 짓을 당장 멈춰라”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검증단은 맡은 바 역할을 끝까지 할 것”이라며 “혹시 이렇게 검증단을, KBS 기자들을 길들일 심산이었다면 오산”이라고 밝혔다.
새노조와 KBS 기자협회, PD협회도 이번 사태를 “KBS 대선 방송 공정성 파탄”으로 규정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이들은 이와 관련해 6일 오후 2시 새노조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