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대선 후보 검증 프로그램에 대해 방송 보류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함철 KBS 기자협회장이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했다”고 주장하며 그 배후로 길환영 사장을 지목했다. KBS 기자협회와 PD협회는 28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재심의에서도 방송 불가 결정이 나올 경우 즉각 길환영 사장을 응징하는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지난 22일 편성제작위원회를 열고 보도본부에서 제작 중인 대선 관련 특집 프로그램 2편에 대해 방송 보류 결정을 내렸다.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의 ‘2012 대선후보를 말하다(가제)’와 탐사보도팀의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들(가제)’가 그 대상이다. 편성제작위원회는 “기획방향 및 방송 시점의 적절성 측면에서 기획의 조정,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기획안을 보류시켰다. 앞서 지난 20일 열린 편성실무회의에서도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정책과 공약 중심이 아닌, 후보 관련 의혹들과 주변인들을 다루는 것이 대선기획으로 적절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보류 의견을 밝힌 바 있다.
![]() |
||
| ▲ 대선 보도 특집 방송 보류 결정과 관련해 KBS 기자협회 함철 회장(오른쪽)과 PD협회 나원식 부회장이 28일 오후 2시 여의도 KBS 기자협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견을 밝혔다. | ||
기자협회가 반발하자 편성 실무회의를 주재한 홍혜경 편성국장은 “내 개인적인 의견이었고, 10명의 (편성)위원들 가운데 2~3명이 동조하고 그 외에 반대 의견이 없어 재검토 의견을 첨부해 본회의에 올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함 회장은 오히려 “홍 국장을 항의 방문한 뒤 확신했다”면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정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노조 등은 방송 보류 결정의 배후로 길환영 사장을 지목했다. 함 회장은 아예 “(길 사장의 개입은) 사실이다”라고 못 박았다. 방송 보류가 최종 결정된 지난 22일 편성제작위원회는 길환영 당시 부사장이 주재한 회의였다. 함 회장은 “길 사장은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의 태동 단계부터 검증단의 역할과 업무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관련 보도 특집 프로그램은 사실상 이 두 편이 전부”라며 “두 프로그램마저 나가지 못하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강조했다.
KBS는 29일 오전 9시 편성제작회의를 열고 보류 결정이 난 두 프로그램에 대해 재심의를 진행한다. 보도본부는 당초 기획안 일부를 수정·보완해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함 회장은 “또 다시 보류 결정이 날 경우 대선방송단과 대선후보진실검증단, 탐사보도팀을 중심으로 제작거부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기자협회는 29일 오후 6시 집행부와 운영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