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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편성채널이 다음달 1일 개국1주년을 맞는다. 종편 출범으로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은 커졌지만 방송의 질적 하락이 동반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뉴시스) | ||
채널A, JTBC, MBN, TV조선 등 종편 4개사는 지난해 12월1일 개국 공동 축하 쇼를 시작으로 첫 전파를 쏘아 올렸다. 광고 직거래 허용, 황금채널 배정, 의무재전송 등 ‘특혜’ 논란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역부족이었다.
TV조선은 채널 승인 당시 방통위에 제출했던 사업계획서에서 2012년 매출 2433억원, 2013년 영업이익 258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JTBC도 2015년까지 광고매출 4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앞에 펼쳐진 상황은 정반대다. 종편 4사는 개국 첫 달부터 460억원의 적자로 시작했다. ‘개국 효과’에도 불구하고 각 사별 한달 매출은 60~80억원대에 그쳤다.
‘300억~1000억’ 적자 오리무중
적자규모도 예상 외로 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윤관석 의원이 지난달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종편 4사의 누적 순손실은 1197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TV를 합치면 1241억원에 달한다. 각 사별 순손실은 JTBC 825억원, 채널A 191억원, MBN 181억원 순이었다. TV조선의 순손실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방송업계에서는 이마저도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편사들도 구체적인 수치는 내부에서도 입단속을 하고 있다. 다만 적자규모가 JTBC-채널A-TV조선-MBN의 순이 될 것이라는 관측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JTBC는 ‘적자 연 1000억원대 설’이 나오고 TV조선은 최근 발생한 100억원 규모의 횡령액이 적자규모를 키워 연 400~5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가장 양호할 것으로 보이는 MBN은 300억원대 규모로 점쳐지고 있다. 종편들은 9월경부터 경비 절감 및 대규모 투자 백지화 등으로 월별 손익은 어느정도 균형을 맞춰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개국 첫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종편 출범으로 전체 방송시장 규모가 1조6000억원 증가될 것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전망과는 한참 거리가 있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앞서 지난 2월 시청률 1%당 광고 매출을 계산한 결과, 종편이 낮은 시청률로 연간 약 1000억원의 적자를 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BS투자증권도 종편의 적자 규모를 회사당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다. 누적 적자 때문에 자본잠식은 시간문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공개한 광고업계 내부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종편과 보도전문PP의 예상 광고 매출을 6038억원으로 전망했으나 지난 9월 전망치 분석에선 3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광고업계는 종편과 시청률이 1~2%대를 기록한다고 해도 광고 총액이 절반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평균시청률 0.5%·고용효과 저조
시청률도 부진하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개국 이후 지난 18일까지 종편 4사의 평균 시청률은 0.548%에 그쳤다. 1위인 MBN이 0.643%로 나타났고, TV조선은 0.432%로 꼴찌였다. 저조한 시청률은 광고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제작비가 줄어들고 투자가 위축되면서 다시 시청률 하락으로 나타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종편은 리스크 부담이 큰 드라마 편성을 대폭 줄이고 제작비가 적게 드는 시사·교양프로그램 편성을 강화하고 나섰다. 11월 현재 종편 4사 중 드라마를 제작·편성하고 있는 곳은 JTBC가 유일하다. MBN은 과거 보도전문채널 시절과 차별성이 적고, 채널A와 TV조선 등도 교양프로그램에 편중된 편성을 선보이고 있다.
재방송 비율도 현저히 높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7월까지 종편 4사의 재방송 비율은 51.7%로 같은 기간 지상파 3사의 평균 재방송 비율(18.8%)에 3배에 가깝다. ‘방송콘텐츠 경쟁력 강화’로 ‘글로벌 미디어를 육성’하겠다는 종편 허가 취지가 무색해지는 실정이다.
이명박 정부가 애초 공언했던 2만1000명의 취업 유발 효과도 현재로선 기대난망이다. 종편사들이 신규 인력 대신 경력사원 위주로 채용하면서 기존 인력이 재배치되는 수준에 그쳐 고용 효과는 미미했다.
4개 종편 구도 유지될까
총체적 난국이 계속되자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무리한 종편 허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통위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전병헌 의원은 방통위를 향해 “정부와 여당이 무리하게 위헌적으로 밀어붙인 종편 정책에 대해서 실패를 인정해야 새로운 정책적 모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국 폭스TV의 사례에서 보듯 종편의 등장이 전체 방송 시장에 영향을 끼치면서 방송의 질 하락을 동반하고 광고 시장까지 교란시키고 있다”며 “향후 재승인 심사를 엄격하게 하고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의무재전송을 취소하거나 편성, 광고, 심의 등에 관한 지상파와의 비대칭 규제를 해소해 종편이 언론답게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편들은 내년 한차례 격변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새로운 정권이 출범한다. 대선후보들은 종편에 대한 정책은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대기업의 종편 인수설이 끊임없이 도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한 중앙 언론사의 미디어 전문가는 “종편의 실질적 활로는 4개나 되는 플레이어가 1차 정리되면서 찾을 수밖에 없다”며 “대선이라는 정치적 변화, 어두운 내년 경제 전망, 사업자 재승인 시점 등을 앞두고 있어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