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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대선, '불공정보도' 논쟁 고삐 풀렸다

KBS 후보검증프로그램 보류 논란 … 신문사 보도감시 인력 태부족

장우성 기자  2012.11.28 14: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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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일을 20여일 앞두고 대선이 열기를 띠고 있지만 각 언론사의 불공정 보도 논란 또한 가열되고 있다. 특히 KBS에서는 대선후보 검증 특집프로그램이 방송 보류 통보를 받아 파문이 일고 있다.


보류된 프로그램은 ‘2012 대선특별기획 3부작’ 중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이 제작한 1부 ‘2012 대선후보를 말한다’(가제)와 탐사보도팀이 준비 중인 2부 ‘대선 후보를 만드는 사람들’(가제) 이다. KBS는 27일 방송을 추진하던 ‘대선후보를 말한다’와 다음주 중 방송이 계획됐던 ‘대선후보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 방송 보류할 것을 제작진에 통보했다.


이 두 프로그램은 수개월 동안 공들여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편성제작위 실무회의를 통과해 제작진은 대선후보 공식선거운동 돌입에 맞춰 방송 날짜까지 잡아놓은 상태였다고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측은 전했다.


“박근혜 후보 보은하나”


이 두 프로그램은 대선후보의 재산 및 가족 등 부문별 검증과 각 캠프 주요 구성원 분석을 주내용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노조와 KBS기자협회는 성명을 내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보은하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BS는 27일 입장을 내 “20일 편성실무회의에서 ‘선거가 임박해 정책과 공약중심이 아닌, 후보관련 의혹들과 주변인들을 다루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의견 등이 나와 본회의에 상정했다”며 “본회의에서 1,2부는 기획방향 및 방송시점의 적절성 측면에서 기획의 조정,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기획안이 보류됐다”고 해명했다. 또한 방송일자는 제작진이 복수안을 제출했을 뿐 확정됐던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선거임박 의혹검증 부적절?”


그러나 KBS가 대선을 앞두고 준비한 사실상 유일한 후보검증 심층보도물이 초기에 난관에 부닥치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임박해 후보 의혹을 검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편성제작위의 보류 근거 또한 불씨를 남길 전망이다. “평소에도 못하고, 임박해서도 못하면 의혹검증은 포기하라는 얘기”라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언론사 노조나 기자조직의 공정보도감시 시스템이 사후 조치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한계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측이 일방적으로 보도방향이나 편성을 결정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만한 장치도 미흡하다. MBC의 경우 단체협약에 규정된 노사 공정방송협의회조차 개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방송사는 형편이 좋은 편이다. 신문사의 공정보도 감시기구는 활동이 미약하다. 당연히 대선보도를 따로 감시하는 것도 내실을 기하기 힘들다.


현재 전국단위 9개 주요 일간지를 살펴본 결과 노조나 기자협회 지회 차원의 공정보도감시조직이 보고서를 내는 등 실제 가동되고 있는 곳은 국민일보, 경향신문, 서울신문, 중앙일보, 한국일보, 한겨레 6곳이다. 한국일보와 서울신문은 노사 테이블이 구성되지 않은 채 노조 자체 활동에 그치고 있다. 전임자가 책임지고 활동하고 있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노조 전임자 수 제한에 묶있기 때문이다.


한 일간지의 노조위원장은 “공보위 간사를 주축으로 열심히 한다고 하고는 있지만 현업과 병행하다보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제재 5번 받은 ‘쾌도난마’


신생 언론사의 경우도 별다른 점검 체계가 없다. 일례로 채널A의 인기프로그램 ‘쾌도난마’는 27일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서 법정제재인 ‘주의’를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선거방송심의위에서 5차례 제재를 받았다. 제재 사유는 대부분 야권후보에 대해 노골적인 비난을 해 ‘품위유지’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공정성 조항을 위배한 것은 아니지만 계속 유사사례가 반복돼 “심의의 의미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대선보도를 담당하는 정치부 인력의 편향 문제도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MBC의 경우 파업에 적극 참가했던 노조원들은 배제되고 시용기자나 파업에 소극적이었던 기자들로 꾸려져있다. 데스크급도 정치부 경험이 전혀 없는 기자가 배치되기도 했다.


연합뉴스는 박근혜 캠프 담당 기자들은 정치부 경력 5년 이상의 베테랑이 주축인 반면 문재인, 안철수 캠프 쪽은 타 부서 파견자나 주니어급이 맡아 보도의 질에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다.


‘전 조합원 모니터링’ 눈길


타개책 마련에 나선 언론사들도 많다. 사내 구성원들의 참여를 통해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눈길을 끌고 있다. SBS노조 공정방송위원회는 전 조합원을 상대로 대선보도 모니터링 활동을 시작했다. 노조 공정방송위원회는 조합원을 26개조로 나눈 뒤 공식 선거 운동 기간 1일 책임 모니터링 날짜를 부여했다. 참여자에게 상품을 지급하는 등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YTN노조도 ‘대선공정보도감시센터’를 설치해 사내 구성원들의 익명성을 보장한 모니터링과 제보를 접수하고 있다. 최호원 SBS공방위원장은 "제기된 문제는 보도국 수뇌부에게 즉각 전달된다”며 “대선보도에 대한 사내외의 의견이 활발히 개진돼 공정보도에 신경쓸 수밖에 없는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