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 대선의 핫이슈는 단일화였다. 지난 6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시작해 23일 안 전 후보가 사퇴를 선언하기까지 ‘18일의 레이스’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그 과정에서 두 후보를 담당하는 기자들도 긴박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특히 기자들은 안철수 전 후보가 사퇴를 선언한 23일을 ‘드라마의 절정’으로 꼽았다. 그날의 충격이 너무 커서 지난 18일의 일들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기자도 있었다. 기자회견장에 안 전 후보가 등장하는 순간까지도 약 200명의 기자들은 사퇴를 예상하지 못했다. 그의 입에서 “후보직을 내려놓겠다”는 말이 나오자 여기저기서 술렁거렸다. 울먹이는 기자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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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무소속 전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 기자회견장에서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연합뉴스) | ||
그날 오후 내내 공평동 캠프 사무실 1층에서 ‘뻗치기’했던 기자들은 늦은 저녁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 최후담판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민영 대변인과 저녁식사를 함께한 몇몇 기자들은 유 대변인이 평소와 달리 침울해 보여 질문을 던지기도 어려웠다고 회상했지만 ‘단일화가 쉬운 게 아니구나’ 정도로 생각했지 사퇴를 감행할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안 전 후보가 사퇴를 선언한 순간 기자들은 그야말로 ‘멘붕(멘탈 붕괴)’이었다.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후보 사퇴라는 사실도 충격이지만 평소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던 그가 격앙된 어조로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의외의 모습, 평소 기자들을 잘 기억하기로 소문난 안 전 후보에 대한 호감에서 비롯된 인간적인 안타까움 등이 한데 엮여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23일 저녁, 당혹스럽기는 문재인 후보 캠프 쪽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기자실에서 기자회견 중계를 지켜보던 기자들 사이에서 ‘헉’ 소리가 나왔다. 이 상황을 예상하지 못하고 다른 기사를 마감한 후에 여유롭게 저녁식사를 하던 기자들도 성급하게 기자실로 돌아왔다. 한 시사주간지 기자는 “허탈함이 앞섰다. 민주통합당 출입기자들 중에서 안 전 후보 캠프 쪽으로 파견됐던 기자들과 ‘빨리 다시 보자’는 우스갯소리를 종종 주고받았는데 이렇게 보게 될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단일화 협상 시작, 난항, 중단과 재개, 안 전 후보의 사퇴로 이어진 지난 18일에 대해 많은 기자들은 “기다리는 게 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거의 매일이 대기상태였다. 식사하러 나갈 때, 심지어는 화장실에 가면서도 갑자기 브리핑이 열릴까봐 홍보팀이나 공보실에 일일이 물어보고 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