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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길환영 체제 출범…'공정방송' 가능할까

본부장 때 88% 불신임 이력에 '기습' 취임

김고은 기자  2012.11.28 1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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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KBS의 세 번째 사장인 길환영 사장이 지난 23일 공식 취임했다. 본부장 재임 당시 편파방송 시비 속에 88%의 불신임을 받고, 사장 공모 과정에서 양대 노조로부터 ‘부적격자’로 지목됐던 길환영 사장이 공식 취임하면서 KBS의 ‘공정방송’ 실현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길환영 사장은 시작부터 논란거리를 불러 KBS의 앞날이 조용하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지난 23일 기습적으로 취임식을 열고 3년 간의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이날은 김인규 전 사장의 퇴임식이 열린 날로, 길 사장의 공식 임기는 24일부터 시작이었으나 KBS는 ‘주말 업무공백’을 이유로 취임식 일정을 갑자기 사흘이나 앞당겼다. 그것도 취임식이 시작되기 3시간 전에야 사내에 공지가 됐다.




   
 
  ▲ 길환영 KBS 사장이 탄 차가 26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청원경찰들의 경호 속에 출근저지에 나선 노조원들을 뚫고 지나가고 있다.(사진=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노조원 100여명의 격렬한 반발 속에 길환영 사장은 식장 주변을 봉쇄한 채 취임식을 마쳤다. 길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수신료 현실화 재추진 △지역방송 활성화 등의 포부를 밝혔다.


노사 관계는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길 사장을 ‘부역 사장’으로 규정하고 사장 퇴진 투쟁을 결의하고 나섰다. 새노조는 “길환영 사장은 김인규 MB특보 체제의 몸통으로 길환영 체제는 특보체제의 연장”이라며 “때문에 길환영은 명확히 퇴진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길 사장은 노조에 ‘화해 제스처’도 내밀고 있다. 취임사에서도 “상생의 노사문화 정착”을 강조하면서 “노사관계의 새 출발과 대화합을 위해 필요하다면 과거 10여 년간 한 번도 시행되지 않았던 특별대사면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취임 직후인 26일에는 교섭대표 노조인 KBS노동조합(1노조)에 공문을 보내 제작 자율성과 공정성 제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사공동 TF팀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 등이 요구하고 있는 국장책임제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갈등이 예상된다. 향후 단행될 임원 인사 역시 길 사장의 공정방송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길 사장은 취임사에서 “대탕평의 인사”를 강조했다. 그러나 차기 부사장으로 박갑진 시청자본부장과 이화섭 보도본부장 등이 하마평에 올라 반발을 사고 있다. 박 본부장은 포항 출신으로 ‘친정권 인사’로 비판을 받아 왔다. 이 본부장은 길 사장의 고려대 신방과 1년 후배다.


3주 앞으로 다가온 대선도 길환영 사장 체제를 가늠할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KBS 한 관계자는 “길환영 사장이 특별한 이력 없이도 정연주 전 사장부터 김인규 전 사장까지 사장이 바뀔 때마다 영전을 거듭해 온 것은 그의 남다른 처세술 때문”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공정방송이 가능할지도 우려되지만, 대선 결과에 따라 또 다시 정권 편들기에 앞장설 가능성이 높아 공정방송 가능성은 요원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