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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파업, 인격권 침해 저항 '작업거절권' 해당"

경기대 법대 전윤구 교수 '노동법과 인격권 보호' 논문

장우성 기자  2012.11.14 15: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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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등 방송사 노조의 파업이 노동자의 인격권 침해에 대항한 ‘작업거절권’에 해당한다는 연구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전윤구 경기대 교수(법대)는 서울대노동법연구회가 최근 발간한 학회지 ‘노동법연구’에 게재한 논문 ‘노동법의 과제로서의 근로자 인격권 보호’를 통해 이같이 해석했다.

전윤구 교수는 이 논문에서 “MBC 등 방송사 파업을 쟁의행위로 봐 목적과 시기·절차의 정당성을 따져볼 수도 있겠지만 (근로자의) 인격권과 (사용자의) 지시권 충돌문제로 다루는 것도 가능하다”며 “신체적 인격권 보호를 위해 작업거절권을 인정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공정보도 및 방송에 대한 양심 및 신조를 위해 방송작업의 거절권이라는 이론구성도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 교수는 이 논문에서 “공정보도와 방송을 주된 임무로 하는 공영방송사는 일종의 ‘경향 사업체’로 볼 수 있다”며 “이러한 공적 의무에 반하는 보도행태의 지속은 소속 근로자의 명예나 양심, 신조에 반하는 것으로 개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이를 회피하기 위해 방송작업을 거부하는 것은 작업거절권으로서 상당성이 있는 한 허용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향 사업체는 신념이나 정신적 가치를 목적 활동으로 한 사업체를 말한다.

전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파업을 벌인 언론인들이 내건 ‘공정보도 수호’는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 등에 해당되며 이는 인격권과 밀접한 법적 범주”라며 “특히 기자나 PD 등의 양심의 자유는 보호할 가치가 더욱 높고 해직언론인 문제도 이런 차원에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작업거절권’이란 ‘근로자의 인격권 내지 인격적 법익의 침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을 때 근로자가 근로제공을 거절하는 권리’다.

‘작업거절권’이 법적으로 구체화된 것은 일단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 1항을 예로 삼을 수 있다. 이 조항은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 또는 중대 재해가 있을 때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작업장소로부터 대피시키는 등 필요한 안전보건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사업주의 의무이면서 근로자의 권리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급박한 위험이 아니라 통상적인 위험의 경우에도 작업 거절의 범위를 넓게 인정할 수 있다”는 학설이 노동법계에서 제기되고 있으며 여기에 헌법으로 보장된 인격권도 해당되는 게 대세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 교수는 노동법제에서 근로자의 인격권이 아직 독립된 일반권리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를 지적하며 “근로자 인격권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명문의 근거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근로자 권리의 보호확대에 기여하고 법적 안정성 요청에도 합치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 상 근로조건 결정 조항에 ‘사용자는 근로자의 인격권을 존중하고 침해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할 것을 제안했다.

전 교수는 “헌법, 민법 등에 인간의 존엄과 가치, 양심의 자유와 인격권은 기본권으로 보장되고 있는 만큼 노동법에도 당연히 관련 내용이 관철돼야 한다”며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인격권 관련 조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