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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차기 사장 길환영 내정 '여진'

양대 노조, 12개 직능협회 '부적격' 지목

김고은 기자  2012.11.14 14: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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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차기 사장에 길환영 KBS 부사장이 내정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길환영 부사장의 자질 문제에 더해 사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들로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회는 지난 9일 사장 지원자 11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 뒤 길환영 부사장을 최종 사장 후보자로 낙점했다. 길 사장 후보자 선임은 “공영방송 KBS 재직 중 내부 승진을 통해 사장 후보자가 된 첫 사례이자 KBS PD 출신 1호”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의 사장 선임은 다수 구성원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미 양대 노조와 12개 직능협회 등으로부터 ‘사장 부적격자’로 지목을 받았다. 김인규 사장 체제에서 콘텐츠본부장과 부사장을 지내며 천안함 ‘북풍’ 여론몰이, G20 특집방송 등을 지휘해 지난해 2월 본부장 신임투표에서 88%의 사상 최다 불신임표를 얻기도 했다.

길 후보자에 대한 내부 평가는 ‘처세의 달인’이라는 수식어에서도 드러난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길 후보자에 대해 “어느 정권, 어느 사장에서도 코드를 맞춰가며 살아남는 처세의 달인”이라며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도 충실히 코드를 맞추며 요직을 두루 섭렵했고 MB정권이 들어서자 재빨리 코드를 바꿔 MB정권에 철저히 부역했다”고 혹평한 바 있다.

때문에 그의 사장 선임을 두고도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길 부사장은 지난 9월 이길영 이사장 취임 이후 차기 사장 후보자로 급부상했고 사장 공모 이전부터 내정설이 떠돌았다. 그리고 면접부터 표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9일 이사회에서 여당 측 이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사장 후보자로 선임됐다. 야당 측 이사들은 “이길영 이사장이 여권 이사들을 따로 불러 특정인에게 투표할 것을 노골적으로 강요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정권이 방송 장악을 연장해 대선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속셈이 작용한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주통합당 문방위 소속 의원들은 11일 논평을 통해 “공영방송 재장악 시도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하며 “공영방송 장악의 바통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이 그대로 이어받은 ‘정권연장공동프로젝트’가 뻔뻔스럽게 진행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사장 선임 과정에서 야당 측 이사들과 새노조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초 이사직을 걸고라도 사장 면접 강행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던 야당 이사들은 8일 밤 돌연 이사회에 참석키로 결정했다. 특별의사정족수제 대신 제작자율성 보장을 위해 국장책임제 도입 여부를 사장 면접 과정에서 주요 기준으로 삼기로 여당 이사들과 막판 합의를 이뤘기 때문이다. 이에 새노조도 9일로 예고했던 파업 돌입을 유보했다. 대선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 파국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선택한 차악의 카드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사장 선임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만 부여해준 셈이 돼 패착이었다는 안팎의 비판이 일고 있다.

KBS노동조합(1노조) 최재훈 위원장은 13일 “길환영 사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새노조도 출근 저지를 포함해 사장 반대 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미 실타래가 꼬인 상태에서 당장 투쟁 동력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노조는 15일 전국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사장 반대 투쟁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