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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2의 '8·8사태' 일어나나

여권 이사들 '특별다수제' 난색…양대 노조 배수진

김고은 기자  2012.10.31 15: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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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여의도 KBS 신관 2층 로비에서 ‘낙하산 부적격 사장 저지를 위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제공)  
 
KBS 차기 사장 공모가 24일 마감됐다. 길환영 부사장, 고대영 전 KBS 보도본부장, 강동순 전 KBS 감사, 권혁부 방송통신심의위원 등 KBS 양대 노조가 ‘부적격자’로 지목했던 4명을 포함해 12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길환영 내정설’ 등이 떠도는 가운데 민주적 사장 선임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지만 사장 임명제청권을 가진 KBS 이사회는 관련 논의에 여전히 미온적인 상황이다. 이대로 가면 여당 측 이사들이 일방적으로 정연주 전 사장 해임을 밀어붙였던 2008년 8·8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사장 선임을 둘러싼 논의에서 최대 쟁점은 특별다수제다. KBS 이사회 야당 측 이사들은 “KBS 사장 선임에 있어 정치권력의 직접적 개입을 차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로 ‘특별다수제’가 불가피하다”며 특별다수제가 전제되지 않는 향후 차기 사장 선임 절차 관련 논의에는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의사정족수를 3분의 2로 하는 특별다수제 도입은 방송법 개정 없이 KBS 이사회 정관 개정만으로도 가능하다며 이사회 합의를 촉구하고 있다. 새노조도 “‘특별 의사정족수’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법무법인의 자문을 구했다”며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에 특별 의사정족수 수용을 요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키를 쥔 여당 측 이사들은 요지부동이다. 여당 측 이사 7명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의결이 가능한 인원이 출석했음에도 회의 자체를 개최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현행 방송법상 이사회가 수용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KBS 이사회는 31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사장 선임 절차에 관해 최종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에서도 특별다수제 도입이 불발될 경우 향후 KBS 사장 선임 일정은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당 측 이사들은 야당 측 이사들에게 31일까지 이사회에 복귀하라는 ‘최후통첩’을 던지며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야당 측 이사들은 31일 긴급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별다수제’가 무산된다면 사장추천위원회나 청문회 등 낙하산 사장 선임을 막기 위한 다른 어떤 방법을 논의하더라도 사실상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적극적인 내부 투쟁을 주문하는 압박도 만만치 않다. KBS 기자협회와 PD협회는 지난 25일 공동 성명을 내고 “야당 추천 이사들도 ‘보이콧’을 선언했다고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사회에 참여해서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KBS 양대 노조는 이미 총파업을 결의하는 등 전시 태세에 돌입했다. 이들은 특별다수제가 무산될 경우 이사회를 향한 전면전에 나서는 한편 길환영 부사장, 고대영 전 KBS 보도본부장, 강동순 전 KBS 감사, 권혁부 방송통신심의위원, 조대현 전 부사장 등 사장 후보자 5인에 대한 반대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잇따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KBS 사장 선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새노조는 30일 성명을 내고 “정부여당이 추천한 이사들의 의견이 일방적으로 관철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정권이 낙점한 인물을 내리꽂는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는 데 여야 대선후보들도 공감을 하고 있다”면서 “KBS 이사회도 이미 낡은 틀이 되어버린 현 체제로 낙하산 사장을 선임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에 의해 KBS 사장을 선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