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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무와 낮은 임금·불확실한 미래…언론인이 흔들린다

언론인 복지증진을 위한 정책 방안 보고서

김성후 기자  2012.10.31 14: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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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만족도 2.8점…기자 91.4% 사회적 위상 낮아져
언론인 58% 이직·전직 의사…노후 준비 42% 불과


한국기자협회가 30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언론인 복지 증진을 위한 정책 방안 연구’(주정민·양용희·박종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오늘을 사는 대한민국 언론인의 직업 환경과 근무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언론인들은 하루 평균 10.64시간을 근무하는 등 만성적인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평균 연봉은 4천만원 안팎으로 나타났다. 기자와 PD, 아나운서, 방송기술인 등 383명을 표본으로 언론인에 대한 직업 환경 및 복지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다.

보수와 복지, 전문성 등 11개 항목에 걸쳐 언론인 직업만족도를 5점 척도로 측정한 결과 2.8점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 정도가 언론인이라는 직업에 대해 ‘보통’으로 생각하거나 ‘만족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소속 언론사에 대한 만족도는 3.0점으로 보통 수준이었다. 불만족의 이유로 ‘봉급이 적어서’ 46.5%, ‘자긍심을 갖기 어려워서’ 32.5% 순으로 높았다.

보수와 후생복지에 불만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2.66점, 후생복지는 2.37점으로 매우 낮았다. 특히 후생복지의 경우 90.6%가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만족한다는 반응은 15.1%에 그쳤다. 소속 언론사에서 주택자금이나 생활자금 대출 혜택을 받고 있는 언론인은 35.8%에 불과했다.

전문직으로서의 언론인의 위상과 역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기자들만 대상으로 기자라는 직업이 이전에 비해 사회적 위상이 얼마나 변했는지 물었더니 91.4%가 ‘낮아졌다’고 답했다. 언론인의 58%가 ‘이직 또는 전직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 언론인은 42%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격무에 낮은 임금, 열악한 후생복지 등의 영향으로 언론인이 취재와 보도라는 저널리즘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수 없는 환경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언론기업 간 경쟁, 뉴미디어의 등장 등으로 언론인의 직업 환경이 더욱 불확실해지면서 언론의 공적기능이 약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언론인이 안정감을 갖고 충실하게 업무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언론사 스스로 임금 현실화, 인력 충원 등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에 나서고 특히 제도적 대안으로 언론인공제회 설립을 제안했다.

언론인공제회는 언론인들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위해 언론인 개인 부담, 언론사 지원, 공적자금 투입 등을 통해 기금을 마련해 퇴직연금, 대출 등 금융기능과 재교육 및 국내외 연수지원, 휴양시설 할인 등 복지기능을 수행하는 조합이다. 교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원공제회, 과학기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기술인공제회 등과 비슷하다.

언론인공제회 설립에 대해 언론인 10명 중 8명이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에서 ‘매우 필요하다’ 33.9%, ‘필요하다’ 50.7% 등 84.6%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필요한 이유로는 ‘체계적인 노후 준비가 필요해서’ 57.4%,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 혜택이 부족해서’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자협회는 언론인공제회 설립 등 언론인 복지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한다. 기자협회는 조만간 PD연합회, 아나운서연합회, 방송기술인연합회 등 현업 언론단체와 회합을 갖고 언론인 복지증진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11월 초 개최예정인 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언론인 복지 현안을 제기하고, 언론인출신 국회의원 간담회, 기협 회장단 및 시도협회장·사무국장단 세미나 등을 열어 언론인공제회 설립에 대한 합의를 모을 계획이다.

박종률 기자협회장은 “열악한 직업환경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언론인의 소명의식을 갉아먹고 결국에 저널리즘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언론인 복지 현안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된 만큼 공제회 설립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