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5일부터 MBC뉴스데스크가 오후 8시로 이동하면서 ‘뉴스 진검승부’를 벌이게 된 SBS는 일단 크게 긴장하는 상태는 아니다. 데프콘(전시준비태세)으로 치면 4~5 정도가 걸린 분위기다. 1~5단계로 나뉘는 데프콘은 숫자가 작을수록 위급한 상황이다.
2010년 6월 주말 뉴스데스크가 8시로 옮길 때만 해도 달랐다. MBC도 최일구 앵커를 투입하는 등 크게 공을 들였다. 이에 SBS는 각 부서의 에이스 기자들을 차출해 주말뉴스기획팀을 가동하는 등 총력 태세로 맞섰다. 한동안 엎치락뒤치락했던 주말 시청률은 SBS 8시뉴스의 우세가 강해지더니 MBC사태 이후에는 아예 굳어져버렸다. 이번 달만 해도 주말 SBS 8시뉴스의 시청률은 7~10%(AGB닐슨, 전국 기준) 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주말 MBC뉴스데스크는 4%대에서 요지부동이다.
주말엔 예능·드라마가 주를 이루고 뉴스 선호도가 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뉴스의 진짜 승부는 평일에 벌어지게 된다. 그런데 SBS는 MBC의 시간대 이동에 대비해 특별히 준비하는 것이 없다고 한다. 가을 개편을 맞아 사회부 기자가 진행하는 고정 코너가 신설되고 뉴스의 현장성을 강화한다는 것 외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SBS가 조심스럽게 내비치는 자신감이 그 배경이다. 우선 MBC 보도국이 ‘예전의 MBC’가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SBS의 한 기자는 “현재 MBC의 뉴스 조직이 정상적이지 않다”며 “주말뉴스끼리 붙을 때만 해도 MBC가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평가했다.
뉴스끼리 맞붙게 되면 오히려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SBS 8시뉴스는 KBS와 MBC의 일일 드라마와 경쟁하면서 평균 두자리수 시청률을 유지해왔다. 차라리 ‘뉴스 대 뉴스’ 구도가 형성되면 더 수월할 수 있다는 말이다. 뉴스 공정성 시비가 이어지고 있는 MBC에 비해 SBS는 상대적으로 낫다는 점도 작용할 전망이다.
양철훈 SBS 보도국장은 “8시는 SBS가 ‘한 시간 빠른 저녁뉴스’로 20년 동안 선점해온 시간대”라며 “뉴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으며 차분하게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KBS도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9시뉴스의 오랜 경쟁자가 사라지고 MBC 드라마와 상대해야 하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데도 그렇다. 김인규 사장이 최근 한 회의 석상에서 “긴 호흡의 심층뉴스를 더 강화하는 계기로 삼자”고 언급한 정도가 전부다.
KBS의 한 관계자는 “뉴스데스크가 추락하고 있는데다가 시간대 이동이 치밀한 준비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 않고, MBC 드라마가 9시대에 편성된다고 해도 동시간대 대부분의 KBS 2TV 드라마들은 물론 일일드라마도 시청률 1위에 오른 상황”이라며 “공영방송 뉴스로서 차별화를 계속해나가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