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MBC는 지난 1일 ‘뉴스데스크’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했다. 그러나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23일 ‘공정성’ 위반으로 MBC를 ‘경고’ 조치했다. (MBC 방송화면 캡처) |
|
| |
“참담하다. 울분을 못 삭이겠다. 이걸 어떻게 사람들 보는 뉴스라고 내놓는지 모르겠다. 간부 한 사람이 이렇게 뉴스를 망칠 수 있는지….” (MBC 보도국 A 전직 정치부장)
대통령 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두고 MBC 뉴스의 불공정성이 안팎에서 지적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불리한 기사는 누락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대한 의혹이나 문제제기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마저 왜곡하며 부풀리고 있다는 것이다. 주말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3~4%대로 곤두박질쳤다. MBC는 “시청행태의 변화”를 이유로 내세우며 내달부터 오후 8시로 뉴스 시간대를 옮기지만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는 뉴스 신뢰도 추락 때문이라고 구성원들은 입을 모은다.
기자회, ‘13대 불공정 보도’ 선정MBC 기자회는 18일 ‘사상 최악의 선거보도, 파멸하는 뉴스’라는 제목의 특보를 통해 “대선을 앞둔 MBC의 편파·왜곡보도 방식은 일관되고 노골적”이라며 기자회가 모니터한 ‘2012 대선 불공정 보도 일지’를 발표했다.
MBC 기자회는 △안철수 후보의 룸살롱 출입 △안철수 후보 불출마 협박 △홍사덕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의 금품 수수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 제명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인혁당 발언 논란 △안철수 후보의 박사논문 표절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등 총 13개의 불공정 보도 사례를 꼽았다.
MBC 기자회는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의 안철수 후보 불출마 종용 사건에 대한 KBS, SBS 보도를 들어 “정 전 위원이 주장한 뇌물·여자관계 의혹은 교묘하게 부각하고, 정 전 위원의 주장이 거짓말로 탄로난 것은 문 후보 소식 끝에 한 문장 끼워 넣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반해 KBS는 택시 운행정보와 사무실 CCTV 물증을 통해 정 전 위원의 거짓말을 입증했고, SBS는 택시기사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MBC ‘뉴스데스크’가 단독이라며 보도한 ‘안 후보의 박사논문 표절 의혹’ 역시 논리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MBC 외에 타 언론사의 후속보도는 없었다. 기자회는 “담당 기자는 안 후보측 반론 취재를 오후 6시30분에야 시작했고 8시45분경 전달 받은 입장을 반영하지 않아 사실상 반론권을 박탈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MBC 앵커 출신의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이 연일 지역주의 조장 및 막말을 하고 있다며 ‘뉴스데스크’를 통해 보도하고 있다. 파업에 참가한 보도국 한 기자는 “자사 사장과 국장에게 험담했다는 이유를 들어 고자질하듯이 뉴스에서 보도하는 것은 전파낭비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파업 불참자·시용기자 중심이 같은 보도행태는 정치부 구성 기자들의 인력문제가 원인으로 거론된다. 16명의 정치부 기자 가운데서 시용기자 4명을 포함, 파업 불참자는 11명으로 약 70%가 파업 비참가자들이다. 나머지 기자들도 파업에는 참가했지만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정당 출입기자 상당수가 정치부 경험이 일천해 경륜이 중요시되는 대선보도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자회 관계자는 “수뇌부의 의지대로 기사가 나오기 때문에 정치부에서 토론을 하며 갑론을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MBC 기자회는 지난 18일 21명의 대규모 모니터팀을 꾸렸다. 전직 정치부장 출신 2명, 국회반장 출신 4명, 정치부 출신 기자들이 대거 모니터팀에 합류했다. 박성호 기자회장은 “김재철 사장 체제에 대한 찬반을 떠나 선거보도를 다루는 기자라면 기본적으로 어떻게 해야 어긋나지 않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검증된 인력으로 제대로 분석해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니터를 하는 기자들은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한 기자는 “고통스러워서 못하겠다”며 모니터단 합류를 거부하기도 했다. 모니터팀에 참가하고 있는 B 전직 정치부장은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팩트를 왜곡하고, 언론인이 아니라 정당인에 가까운 정파적 보도를 하고 있다”며 “보수언론조차도 하지 않는 너무나도 유치한 짓이라 참담함을 넘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B부장은 “집중적으로 BBK 검증보도를 했던 2007년을 제외하고 지금의 보도행태는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균형을 맞추었던 1997년과 2002년 대선보도의 수준에 훨씬 못 미치고 군사정권 시절 여권을 띄우고 야권을 죽이던 시절의 MBC 보도로 돌아갔다”고 한탄했다.
한편 본보는 최근 보도와 관련해 입장을 듣기 위해 황용구 보도국장과 김장겸 정치부장, 조문기 국회반장에게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을 받지 않거나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