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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지배구조 개선, 공개적으로 하겠다"

김재철 사장 방문진 출석…"정수장학회와 논의 계속 할 수 있다"

원성윤 기자  2012.10.17 13: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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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김재철 사장이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정수장학회 지분매각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이사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최필립-이진숙 비밀회동’의 또 한명의 당사자, 김재철 사장이 방문진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재철 MBC 사장은 16일 방송문화진흥회 긴급이사회에 출석해 방문진에 유감을 나타냈지만 MBC 민영화 추진 문제에 대해서는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칭하면서 사실상 단념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사장은 공식적으로는 “의도와 달리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데 유감을 공유하고 방문진과 협의없이 지배구조를 논의한 것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 앞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국민적 의견을 수렴해서 논의하겠다”고 이사들에게 밝혔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는 김 사장과 이사들 사이에 종종 고성이 오가는 등 이사들의 추궁과 사장의 항변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은 MBC 민영화를 계속 추진할 지에 대해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논의를 중단하는 것도 부정해 사실상 민영화를 계속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사장은 “민영화를 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계속 애매하게 답하다가 “지배구조 개선은 계속하겠다. 앞으로 투명하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지배구조 개선은 하겠지만 민영화는 아니라는 뜻이냐. 정치권 때문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싶었던 거냐”라는 질문이 나오자 민영화 부분은 답변없이 “권력과 끈을 끊고 노조에도 휘둘리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이사들은 전했다.

그러면서도 정수장학회와의 논의 지속 역시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화록에 나온 내용은 철회하는 게 좋겠다”는 요구에는 입을 다물다가 “이렇게 된 상황에서 공개 안 할 수 없지 않습니까”라고 답했다.

한 이사가 “정수장학회와 더 이상 논의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자 김 사장은 “우리도 ‘국민의 방송’인데 의견을 낼 수 있다. ‘너는 현장에서 경영만 하라’ 이런 얘깁니까”라고 반문했다.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뜻이냐”라는 추가 질문에도 “숙고하겠다”고만 대꾸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화록에서 이진숙 본부장이 “민영화에 대단히 필요성을 절감하고 여러 차례 의지를 밝혔다”고 설명한 김재우 이사장은 “굉장히 불쾌하다. 고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지 민영화는 맹세코 얘기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철 사장은 또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과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만남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이사들은 전했다.

8일 비밀회동 뒤 열린 11일 이사회에는 김 사장이 직접 출석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이사들에게 “민영화를 추진한 적 없다. 방문진이 하셔야 할 일을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허위 보고한 것 아니냐”는 이사들의 추궁이 나온 이유다. 이에 김 사장은 “허위보고가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 본부장이)문서를 가지고 갔는데 몰랐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는 “아이디어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대화록 상의 이진숙 본부장의 말을 보면 MBC가 적극적으로 제안을 하는 등 아이디어 차원으로 볼 수 없다”는 이사들의 문제제기도 이어졌으나 김 사장은 계속 “아이디어”라고 항변했다.

김 사장이 베트남 출장을 간 사이 일이 벌어져 당혹하다는 뜻을 내비치자 일부 이사는 “그럼 이(진숙) 본부장이 허위보고한 것이냐” “문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자 “표현의 오해가 있을 수도 있고…”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김재철 사장은 공개적인 사과에도 난색을 표했다. 이사들이 언론에 전달할 이사회 논의 내용에 사과를 명시하자고 요구하자 “사과는 했지만 기자들에게 말할 때는 빼달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한 이사는 “여야 이사들 모두 김재철 사장이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고 발뺌으로 일관했다는 데 인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방문진 이사들은 25일 열릴 이사회에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상정될 지는 결정한 바가 없으며 협의를 더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