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이명박 대통령의 주례 연설 100회를 맞아 제작된 특집 프로그램을 TV와 라디오로 동시에 중계방송 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대선을 앞두고 막장으로 가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KBS는 청와대의 요청으로 제작되는 이 대통령의 주례 연설 100회 특집 ‘대통령과의 대화’를 오는 15일 오전 7시30분부터 25분간 방송하기로 했다. 청와대가 KBS 정치부를 통해 특집 프로그램의 TV 중계를 요청했고, KBS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임기 말 국정 운영 상황을 듣고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밝혔다.
이번 특집은 KBS가 아닌 한국정책방송(KTV)에서 제작, 중계하며 KBS는 KTV의 중계를 녹화해 방송하는 일을 맡게 된다. 이 때문에 KBS 내부에선 “KBS가 KTV의 하청 방송이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번 중계방송으로 15일 아침 1TV ‘뉴스광장’의 방송 시간이 20분가량 단축돼 무리한 편성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새노조는 “독재 정권 시절에나 가능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뉴스보다는 MB의 일방적인 메시지가 더 중요한가”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김인규 특보 사장 취임 후 황당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 이번처럼 해괴한 일은 처음”이라며 “치욕적인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노조는 이번 특집방송이 결정되기까지 의사결정 과정에서 통상적인 절차가 모두 무시됐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이 특집 방송은 청와대가 기획한 철저한 관제 방송”이라며 “이런 정체불명의 MB 찬양 프로그램을 KBS에 내보내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과연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어떤 대가를 받았는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새노조는 12일 오후 1시 노조 사무실에서 MB 주례 연설 특집 프로그램 편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의혹과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