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내역을 유출했다는 의심만으로, 근거도 없이 1년 동안 월급도 안 나오는 명령휴직을 내리냐. 이 사람들도 가정에서는 하늘같은 아빠고, 남편이다. 이렇게 사람을 짓밟고 잔인하게 할 수 있나.”
4일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에서 열린 MBC 경영부문 업무보고 자리. 이날 이사회에서는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유출 의혹으로 MBC 회계부 직원 3명에 대해 1년간의 ‘명령휴직’을 내린 조치에 대해 방문진 이사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MBC는 지난달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내역을 노동조합에 유출했을 것이라는 의심으로 검찰에 고소했던 회계부 직원 3명에 대해 추가로 1년간 명령휴직을 내린 바 있다. 앞서 MBC는 7월 회계부 직원 3명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지만, 검찰이 압수수색영장을 6차례 청구하고도 모두 기각이 될 정도로 혐의가 입증 되지 않았다.
여야 이사 모두 의심만으로 직원들에게 과도한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하자, 조규승 경영지원본부장은 “자신들이 무혐의로 규명하면 될 것을 협조하지 않아 합리적 의심이 있다고 봤다”며 “세 사람 모두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가서도 묵비권을 행사하며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사들은 징계와 발언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최강욱 이사(변호사)는 “피땀 흘려 이룩한 민주주의와 헌법상 보장된 진술거부권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기본권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발언”이라며 “방문진이 경영본부장에게 편파적으로 업무를 진행한다는 의심만으로 경고를 줄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이에 조 본부장이 “인격을 무시하면서 까지 이야기를 하나”라고 항의하자, 최 이사는 “인권, 인격은 직원들에게도 있다”며 “공영방송 임원으로서 적절한 처사를 하라”고 질타했다.
차기환 이사 (변호사) 역시 “회계부 직원 3명에게 그런 조치를 내린 것은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재검토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김재철 사장이 출석해 듣기로 한 노사 간 의견청취는 김 사장 본인이 “해임안이 발의된 후 신임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마땅치 않다”며 출석을 거부했다.
앞서 김 사장은 지난달 27일 경남 MBC 컨벤션센터 입찰 건으로 출장이 잡혔다며 갑작스레 방문진 의견청취에 불참한다고 통보한 데 이어 두 번째 불출석이다. 김 사장은 “(방문진 이사회가) 회사 상황에 대한 사장의 의견청취를 원한다면 오는 5일에서 10일로 예정된 베트남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11일 방문진 이사회에 출석해 성실히 답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MBC 파업사태와 관련, 김재철 사장 출석이 예정돼 있지만 김 사장이 베트남 출장 일정을 밝힘에 따라 관련 일정도 불투명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