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MBC, 시청률 추락…29주 연속 꼴찌

예능 '조기종영' 속출·드라마 '정치적' 메시지 외면

원성윤 기자  2012.09.19 15:04:52

기사프린트


   
 
  ▲ 17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영화의 주인공 ‘브이(V)’의 가면을 쓰고 나온 MBC노조 조합원들이 ‘김재철 사장 퇴진 총력투쟁 선언식’을 준비하고 있다.  
 
MBC 시청률이 지상파 중 꼴찌로 밀려나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지상파 4개 채널의 평균 시청률은 KBS 1TV 8.7%, KBS 2TV 7%, SBS 6%, MBC 5.3% 순(TNmS). 파업에 들어가기 전 주간 시청률이 8.8%로 지상파 방송 중 1위를 차지했던 MBC는 현재 주간 시청률이 29주 연속 꼴찌를 기록 중이다. 파업 이전 10%대를 유지했던 뉴스데스크의 시청률도 평일 6~7%대, 주말 뉴스데스크는 3%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태풍 ‘산바’가 한반도에 북상한 17일 뉴스를 비교해보면 MBC 뉴스의 낮아진 위상이 드러난다. ‘KBS 뉴스9’는 28.3%를 기록해 이날 전체 시청률 2위에 올랐고, 시청률 30위 내 11개가 KBS의 기상특보 및 뉴스였다. ‘SBS 8시 뉴스’는 14.6%(8위)를 기록했고, MBC ‘뉴스데스크’는 7.5%(30위)에 머물렀다. KBS와 약4배, SBS와 약 2배 가량 차이가 난다.

예능과 드라마의 경쟁력 둔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예능국에서는 파업 기간 동안 결방된 프로그램을 대신한 외주제작사의 대체 프로그램 이후 체제 정비에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한도전’과 ‘세바퀴’가 선전하고 있지만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놀러와’와 ‘일밤-나는 가수다’ 등이 5%대 시청률로 고전하는 등 조기종영 프로그램도 속출하고 있다.

시청률 난조는 광고 매출 저하로 이어졌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MBC의 광고 매출은 지난해 1~8월 약 5022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약 4215억원으로 16% 떨어졌다.

드라마는 시청률 면에서 선전하고 있다. 월화 ‘골든타임’과 수목 ‘아랑사또전’이 15%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주말 드라마 ‘메이퀸’도 17%를 찍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는 지나치게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MBC 드라마국 한 PD는 “타 방송사의 ‘각시탈’이나 ‘추적자’와 같은 메시지가 강한 드라마 제작에는 MBC가 눈을 감는다”며 “종영된 ‘빛과 그림자’의 경우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1979년 10·26 시해 사건은 점프하고 1980년 서울의 봄으로 넘어갔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시청률 저조의 원인은 MBC가 아직도 파업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70일간의 파업 이후 업무복귀를 한지 60일이 넘어가지만 내홍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경영진이 파업 참가자들을 제작 현장에서 배제하는 것이 경쟁력 저하의 중요한 문제라고 노조는 지적한다. 2차 대기발령자들에 대해 무더기 교육발령을 비롯해 최근에는 프로그램 제작 중인 시사제작국의 기자 3명(‘시사매거진 2580’ 2명, ‘경제매거진’ 1명)을 교육발령을 냈다.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지난 12일 회사특보를 통해 파업에 참가한 보도국 기자들이 제자리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머리가 뜨거운 상태이므로 연착륙을 위해서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일을 박탈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MBC 기자회는 13일 “파업 상황도 아니고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중에 일어났다는 점에서 심각한 일”이라며 “‘종북좌파 기자’라는 부장의 폭언에 적극적으로 항의했을 뿐인데도 ‘껄끄럽다’는 부장의 의견에 따라 하루아침에 마이크를 내려놓아야 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인사권의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보도국에서 정치부를 비롯해 주요 부서를 채우고 있는 시용기자들에 대한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것도 경쟁력 하락의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파업 중 시용기자로 입사한 A기자의 경우 근무 시간에 놀이공원에 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근태 논란이 일었고, B기자는 취재 당시 현장을 찍지 않고 다른 영상을 자료화면 표기 없이 썼다가 해당 사업체가 관련 보도를 언론중재위에 제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C기자는 지역 취재에 함께 나갔다 동행취재를 하지 않은 파업참가 기자를 ‘근무지 이탈’로 보고했다가 해당 기자가 담당 부장에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는가 하면, D기자는 채용 당시 최소근무 경력 2년을 채우지 못해 ‘부정 채용’ 논란이 일었다.

이처럼 시용기자들이 구설에 오르자 모 부서에서는 시용기자들과 파업기자들의 책상을 섞어 앉게 하는 등 조직 융화에 애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시용기자들이 자리를 잡기 위해 적응기간 차원에서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당사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또 시용기자들은 신분에 불안을 느낀 나머지 정규직 전환을 시급하게 요구하고 있는 등 보도국 내부의 껄끄러운 동거가 계속되고 있다.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너희는 우리와 다르다는 식으로 편 가르기는 안 된다”고 파업 참가자들을 비난했다.

보도국 내 파업기자와 시용기자의 융화문제는 앞으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시용 인력들의 이야기만 듣고 파업참가자들을 역차별하고 있다”며 “업무능력과 무관하게 파업 참가자들을 배제하느라 시용기자들이 현 MBC 뉴스의 주역이 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