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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0년 만의 '학력위조' 홍역

1993년 수십명 적발…이길영 이사장 의혹으로 '데자뷔'

장우성 기자  2012.09.12 15: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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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20년 만에 ‘학력 위조’ 홍역을 다시 겪고 있다.

사내 수십명의 학력위조자가 적발돼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1993년에 이어 이길영 KBS 이사장의 대학 학력 위조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김영삼 문민정부가 출범한 해 확인된 KBS 학력위조 사건은 큰 충격을 부른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KBS는 1990년 이후 인사기록 전산화 과정에서 학력 위조가 의심되는 사례들이 속출했으나 손을 대지 못했다. 그러나 문민정부 출범에 따라 개혁 바람이 불던 1993년, 의혹이 있는 100여명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서 고의적인 위조자를 색출했다.

1차 조사 결과 간부 중 24명이 학력을 변조한 것을 밝혀냈다. 당시 보직해임된 학력 위조자에는 서울 보도국장, 지역총국장도 포함돼 충격을 줬다. KBS는 이후 추가로 위조자 59명을 찾아내 보직박탈·정직·감봉 등 징계 조치를 취했다.

적발된 위조자들은 대부분 문공부 공무원으로 채용됐다가 1973년 KBS가 ‘한국방송공사’로 공영방송이 될 때 승계된 경우였다. 당시 KBS는 입사 자격에 학력이 크게 작용치 않는데도 굳이 학력을 위조한 것은 승진 등 인사상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는 해석이었다.

이는 KBS의 우여곡절을 빚은 역사에서 비롯됐다. 문화공보부 소속 공보처 방송국의 ‘국영방송’으로 시작된 KBS는 1973년 공영방송 체제로 탈바꿈해 공채 1기를 뽑기 전까지는 공보처 소속 공무원들이 기자직을 수행했다. 여기에 정치적 배경으로 특채된 입사자 등까지 포함돼 복잡한 인사구조를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길영 이사장도 1993년 학력위조자 파문 당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임정규 이사는 “당시 검증을 다 받았으니 문제될 게 없다”고 이사회에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KBS 새노조는 “당시 이길영씨의 학력 위조 사실도 노조에 의해 적발됐으나 사측의 조치가 있기 직전인 93년 3월 이 씨는 보도본부장직을 사임하고 자회사인 KBS 문화사업단 사장으로 취임해 보직해임과 징계를 피할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새노조는 사측에 이사회 회의록과 이 이사장의 인사기록카드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이사회측은 “회의록 공개는 이사회가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KBS의 한 관계자는 “(이 이사장이) 퇴사한 지 오래돼 당시 인사기록카드가 폐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이사장은 11일 이사들에게 추가 소명 자료를 보내 “국민산업학교가 대학 학력으로 인정되기 시작한 시점은 1981년 이후”라고 밝혔다. 야권 이사들이 국민산업학교 대학 학력 인정 시점이 1991년 이후라고 문제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애초 이 이사장은 입학 당시인 71년부터 학력이 인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KBS 새노조 한 관계자는 “대학 학력 인정 시점과는 상관없다”며 “국민대와 국민산업학교는 무관하기 때문에 국민대를 졸업했다고 학력을 허위 기재한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의 학력이 국민대 졸업으로 기재된 문서는 지금까지 문공부 인사카드, 중앙대 대학원 지원서, 대구경북한방진흥원장 지원서 등이 공개됐으며 이 이사장은 “내가 쓴 게 아니다”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