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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민간인 불법사찰 보다 심각한 범죄"

노조, 회사 상대로 통비법 위반으로 형사 고소

원성윤 기자  2012.09.06 15: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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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노조는 6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보안 프로그램 설치와 관련한 증거인멸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원성윤 기자)  
 
“대검찰청에서도 MBC 사찰 사태에 대해 인지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이것은 민간인 불법사찰 보다 훨씬 중대한 범죄다. 회사는 증거인멸 시도를 당장 중단해라.”

MBC 노조는 6일 회사 보안프로그램 설치한 경영진 6명에 대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노조는 지난 5월 중순경 사원들의 동의 없이 회사 망을 이용하는 사내 데스트탑, 노트북, 직원들의 가정 내 PC에 프로그램을 설치해 이메일, 메신저 대화내용 등을 수집했다는 의혹을 지난 3일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MBC는 지난 5일 저역 7시 15분 정보보안시스템 운영을 종료한다는 글을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에 올려 해당 프로그램을 종료함을 알렸다.


회사 측은 “시험운영에서 얻어진 결과는 회사 실정에 맞게 보완 작업을 거쳐 본 가동에 적용될 예정이며 본 가동 전까지 시스템 운영은 잠정적으로 중지된다”며 “각 컴퓨터에 설치돼 있는 관련 프로그램은 아래 첨부 파일을 참고하여 작동을 중지시킬 수 있으며 프로그램 삭제는 회사에서 일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6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비밀리에 자행해온 직원들의 전자통신 감청과 사찰활동의 불법성을 사실상 인정한 조치”라며 “불법 사찰 프로그램 가동을 중단한다는 공지를 직원들의 퇴근 시간 이후에 그것도 한마디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게재한 김재철 측의 행태를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전문가들이 일제히 프로그램 설치의 불법성을 지적하면서 사태가 심상치 않은 양상으로 확산되자 뒤늦게 사태 축소와 사찰 활동 은폐에 착수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노조가 각자의 PC에 로그기록이 남아있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이를 조사하다 프로그램이 설치된 것을 3개월 만에 발견했다.


정영하 노조위원장은 “서버의 데이터를 변경 또는 삭제하거나 그러한 시도를 할 경우 이는 중대한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심각한 불법에 해당된다”며 “사측에서 프로그램을 삭제하면서 어떤 정보가 서버로 전송됐는지 기록된 로그기록도 같이 지우며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 대검찰청 사이버범죄수사단에서 인지한 뒤 사건을 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남부지검에 고소 한 만큼, 이후 대검찰청 수사 자료는 남부지검으로 이첩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안이 민간인 불법사찰과 비교했을 때도 사안의 심각성이 더하다고도 했다. 민주노총 법률단 신인수 변호사는 “민간인 불법사찰의 경우 청와대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이 개별적으로 자료를 수집한데 반해 이번 사안을 MBC 직원 1000명과 서버에 접속한 프리랜서 작가 등의 각종 데이터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해 질을 달리한다”며 “현재 프로그램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커 하루속히 서버 압수수속을 통해 죄를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보를 열람하는 것은 문제가 되는 줄 알았지만 자료수집자체가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노조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보안 시스템에서는 서버열람기록이 남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법에는 서버 열람 시 열람 목적과 당사자의 이름을 기록하도록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