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다시피 성범죄를 보도하며 갖가지 진단과 대책을 쏟아내는 언론사가 정작 자신 내부의 성범죄에는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근래만 해도 A사 한 남성기자가 회식자리에서 후배 여기자의 신체를 만져 사표를 썼고, B사 한 남성기자도 후배 여기자를 성추행해 사직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언론사 사내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선일보가 사내 성희롱 예방을 위해 사원 행동지침을 마련하고 사내 캠페인을 벌여 눈길을 끈다. 조선은 최근 사보에 ‘불필요한 신체접촉 이제 그만!’이라는 캠페인 기사를 싣고 “상대가 원치 않는 스킨십은 정(情)이 아니라 폭력”이라고 환기시켰다.
조선은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dward T. Hall)이 창안한 ‘근접학’을 인용해 직장 동료나 선후배 간에 유지해야 할 적정 거리도 제시했다. 아주 친한 회사동료라면 50~120㎝ 정도까지 접근이 허용되지만 일반적인 동료 또는 상하 관계에서는 120㎝(양쪽 팔을 뻗었을 때 서로 닿지 않는 거리)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조선은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밀접한 거리’인 50㎝ 안쪽으로 들어오려고 하면 사람들은 위협을 느끼거나 공격성을 띤다”며 “이를 무시하고 바짝 다가가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고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조선은 지난 4월에는 사내 성희롱 사건 예방책의 일환으로 사내 회식을 가급적 1차로 마무리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성희롱 사건이 주로 회식 후 2차 혹은 3차로 이어지는 술자리에서 일어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회식 후 귀가시 남녀가 함께 택시에 타지 않도록 당부한 것도 눈길을 끈다. 조선은 4월 이후 성희롱 사건 가해자는 즉시 대기발령 후 1주일 내에 징계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