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첫 이사회가 자정을 넘겨 마라톤 회의를 벌이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은 끝에 이길영 이사가 KBS 제9기 이사장으로 ‘조건부’ 선출됐다.
1일 임기를 시작한 KBS 이사회는 4일 첫 회의를 열어 이사장 선출 문제를 놓고 격론을 거듭했으나 야당 추천 이사 4명이 퇴장한 가운데 여당 추천 이사 7명이 표결을 진행해 전원 찬성으로 이길영 이사를 이사장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청구한 국민감사 결과 이 이사장의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이사직을 사퇴하는 것에는 합의했다. 이 이사장도 이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4시에 시작된 이사회는 한차례 정회를 거친 뒤 자정을 넘겨 9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이길영 이사의 선출 문제에 대해 야당 추천 이사들은 그동안 제기된 각종의 의혹의 사실관계 확인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안건 처리에 난색을 표했다. 반면 여당 추천 이사들은 선출을 매듭져야 한다고 맞섰다. 이길영 이사도 자신의 의혹에 대해 강력히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야당 이사들이 5일 오전 12시 50분 경 퇴장하고 여당 이사들만 남아 이사장 선출 안건을 처리했다. 다만 위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사퇴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KBS 이사는 현재 총 11명으로 여권 성향 7명, 야권 성향 4명으로 분류된다.
이에 앞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4일 정오 서울 여의도 KBS본관 1층 ‘민주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이 이사의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새노조는 성명에서 “당신이 KBS 최고 의결기관인 이사회의 ‘장’이 된다면 수신료 인상은 커녕 수신료 거부 운동이 일어날 지도 모를 일”이라며 “공영방송 KBS를 손톱만큼이라도 사랑하신다면, 후배들에 대한 미안함이 눈곱만큼이라도 남아있다면 떠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