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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파업참가자 4명 해고 파문

노조 "이의 신청·법적 대응 불사"…기자협회 "해고 즉각 철회돼야"

양성희 기자  2012.08.22 14: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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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3일 징계대상자 24명의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직전 국민일보 노조원들이 인사위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 5층 대회의실 앞 복도에 두 줄로 늘어서서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민일보 파업에 참가했던 기자 4명이 해고됐다. 사측은 20일 해고자 4명을 비롯한 기자 13명에 대한 징계를 확정해 통보했다.

징계 결과는 해고 1명, 권고사직 3명, 정직 5명, 감봉 4명이다. 권고사직은 1주일 이내 사직서를 내지 않으면 자동 해임돼 해고와 다름없다.

해고자는 파업 전반기 노조 쟁의부장을 맡았던 황일송 기자다. 황세원, 이제훈, 함태경 기자에겐 권고사직이 통보됐다. 양지선, 전병선, 박유리, 최정욱 기자에겐 정직 3개월이, 김종호 기자에겐 정직 1개월이 내려졌다. 이성규 전 노조 사무국장 등 4명은 감봉 처분을 받았다.

국민일보 사측은 징계 사유로 회사 명예 실추, 해사 행위 등을 들었다. 황일송 기자 해임 통보서에선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닌 방법과 목적으로 파업을 주도했으며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조직기강을 저해하는 등 해사 행위와 사규 위반을 했다”고 밝혔다. 황 기자가 파업 전반기에 노조 쟁의부장을 맡았고, 파업기간 중 회사 경영상황과 관련한 문제를 알아보러 다닌 점을 문제 삼았다.

사측은 기자들의 트위터 글과 외부 매체 기고글을 일일이 수집해 징계 근거로 삼았다. 경영진 비방이라는 것이 명목이다. 사측이 문제 삼은 트위터 글 목록 중엔 본인이 직접 쓴 글이 아닌 리트윗한 글도 포함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일보 노조는 13명 기자의 징계 통보에 대해 “정당한 파업에 따른 쟁의행위를 보호하고 있는 단체협약, 노동조합법 등을 무시한 결정”이라며 “파업 참가자에 대한 명백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노조는 21일 성명을 내고 “기자 4명이 한꺼번에 해고되는 것은 한국 언론사에서도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국민일보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회사는 이성을 되찾고 해고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징계의 규모와 수위를 문제 삼았다. 노조는 “KBS MBC 연합뉴스 등 장기파업 언론사 중 파업이 끝난 후 해고자가 나온 곳은 국민일보가 유일하다”며 “파업 참가자의 15%에 해당하는 인원을 징계한다는 것은 어느 회사에서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13명 전원에 대한 징계결과에 반발해 이의신청에 나설 예정이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7일 이내에 재심 인사위원회가 열린다. 김남중 노조위원장은 “징계 사유가 불명확하고 빈약하다는 것은 회사도 알고 있을 것이다. 사측은 재심 과정에서 징계를 철회해야 한다”면서 “재심에서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경우 해고 무효 소송을 포함해 징계의 부당성을 문제 삼아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6명의 기자들에게 통보된 대기발령에 대해서도 함께 문제 삼을 계획이다.

이번 징계는 국민일보 노조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수위가 높아 충격을 안겼다. 한 기자는 “이 회사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한탄하며 “나를 비롯한 많은 기자들이 거취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한 징계결과가 공식적으로 통보되기 전 신임 편집국장에 조민제 회장의 최측근인 김경호 비서실장이 임명된 것도 예상 밖이라는 분위기다.

한편 이번 국민일보 징계 결과와 관련해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사회 최대 화두는 통합이다. 기자협회를 비롯한 언론계는 국민일보의 진정한 정상화를 위해 사측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했다”면서 “국민일보 기자 4명의 동시 해고는 대한민국 기자 사회 전체를 욕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합이라는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이번 해고 조치는 즉각 철회돼야 마땅하다”며 “사측이 이에 역행하는 행태를 고집한다면 역사의 준엄한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