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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사회·정치부장 정직 6개월

인사 거부 결의 이유…노조 "편집국 장악 노골화"

이대호 기자  2012.08.15 15: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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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에서 사측에 의해 편집국장을 비롯 사회부장, 정치부장 등 편집국 핵심 간부 3인의 직무가 정지되는 언론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부산일보 사측은 지난달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통해 이정호 편집국장을 직무정지시킨 데 이어 9일에는 이상민 사회부장과 송대성 정치부장에게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사측이 단행한 인사에 따르지 않은 ‘상사 명령 불복종’이 징계 사유다.

사측이 지난달 28일 정수장학회 특별취재팀에 관여해온 이상민 사회부장과 송대성 정치부장, 이병국 편집부장 등을 교체하는 인사를 발표했지만 편집국 부장·팀장단의 인사거부 결의로 두 부장은 기존 직책에서 신문제작에 참여해 왔다. 편집국 간부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던 것은 당시 인사가 편집국장의 인사제청 절차를 거치지 않아 사장의 인사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징계 이후 두 부장은 정상적으로 출근하며 신문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일 부당 전보인사 구제신청을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했으며 이번 징계에 대해서도 법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사측은 징계가 먹히지 않자 14일 두 부장을 업무방해, 인사거부, 퇴거불응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부산일보 노조는 사측의 징계 결정 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명관 사장의 안중에는 부산일보가 아닌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만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16일까지 기존 징계와 인사를 모두 철회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노조는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장 퇴진’으로 투쟁 수위를 한 단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수장학회가 사장의 인사권을 이용해 편집국 핵심 간부 3인을 신문 제작에서 배제시키려 하는 것은 “무리수를 두더라도 편집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일보 사태는 노조와 사측의 대립을 넘어 편집국과 정수장학회의 정면대결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구성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신문 제작에 미칠 악영향이다. 편집국 한 기자는 “편집국의 결속력이 유지되고는 있지만 부장들과 기자들이 일에 집중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정수장학회 문제가 풀려 하루 속히 편집국이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