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은 MBC를 관리, 감독할 의무가 있다. 김재철 사장의 의혹에 대해 미진하게 조사된 부분이 있다면 다시 검토하겠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새롭게 선임된 김용철 이사(전 MBC 부사장)가 무용가 J씨 특혜의혹 등이 불거진 김재철 사장의 거취에 대해 고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이사는 “현재까지의 상황을 파악하고 (김재철 사장 관련 의혹이) 적절하게 처리됐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미진한 부분이 있을 경우 추가 조사를 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캠프의 커뮤니케이션위원회에 몸담은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23일 전체회의에서 방문진 제9기 이사진을 선임함에 따라 김재철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방문진 이사에는 야당과 노조가 반대해온 현 이사인 김재우 이사장을 비롯해 차기환 변호사,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 등이 재선임돼 MBC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들 이사들은 숱한 의혹에도 그동안 김재철 사장 체제에 힘을 실어왔다.
관건은 이번에 새롭게 선임된 여권 추천이사 3인인 김용철 전 MBC 부사장,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 김충일 언론중재위원의 입장이다. 야권 추천 이사인 선동규 전 전주MBC 사장, 최강욱 변호사,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등은 김재철 사장의 해임에 무게를 싣고 있는 가운데 여권추천 이사 3인의 의지에 따라 김 사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용가 J씨에 대한 특혜와 법인카드 유용 등의 혐의로 경찰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재철 사장의 혐의 내용에 대해 방문진이 배임 혐의를 들어 사장 퇴진에 무게를 실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해임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9인의 이사 가운데 5인 이상의 이사들이 찬성해야 한다. 노조에서는 “새롭게 구성된 이사 3명은 기존 이사진과 생각이 다를 것”이라며 노조가 170일 파업을 끝내고 복귀할 때 밝힌 김재철 사장 퇴진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사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여권 추천인 김충일 이사는 “내용이 어떤 것인지 언론에 나온 것만 보고는 알 수 없고 김재철 사장의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며 “보고받은 이후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경향신문 기자 출신으로 민정당 등 주로 여권을 출입한 보수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경향 한 관계자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을 하는 분”이라고 전했다.
여권 추천인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는 “예민한 사안이라 현재 답하기는 곤란하다”며 “방문진 이사 임기가 시작되면 업무를 파악한 뒤 이야기하겠다”고 답했다. 박 교수는 초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여권 추천으로 위원에 발탁돼 활동한 바 있다.
지난 6월 29일 여야는 국회 개원 합의문에서 “8월 초 구성될 새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가 방송의 공적 책임과 노사관계에 대한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사 양측 요구를 합리적 경영판단 및 법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처리하도록 협조한다”는 문구를 넣어 새 방문진이 김 사장의 경영능력 등을 평가해 사퇴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