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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급감 조짐…신문시장 위기 우려

유럽발 경제위기로 8월 광고경기예측지수 급랭
신문사들, 경비 절감·투자연기…"미봉책일 뿐"

이대호 기자  2012.07.11 15: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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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이 지난달 9일 은행 구제를 위한 구제 금융을 신청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AP/뉴시스)  
 
신문시장의 위기가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기침체와 내수 부진 등 경제사정 악화로 기업들이 광고를 줄이는 것이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특히 유로존 붕괴 가능성에 대비한 기업들의 위기경영이 확산되면 큰 타격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신문 광고시장 위축은 상반기부터 감지되며 신문업계의 하반기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신문사들은 벌써 경비절감을 독려하고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상반기 광고, 조선·중앙 2강 체제
올 상반기 신문 광고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10% 정도 축소됐다는 것이 광고업계와 신문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큰 신문사에서도 명암이 엇갈렸고 대체로 중소규모 신문사들의 광고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런 가운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지난해 수준의 광고매출을 유지한 반면 동아일보가 10% 이상 광고비가 하락했다는 분석이 특징적이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주들이 광고매체로서 효과를 보고 광고를 하는 곳은 조선과 중앙 정도고 나머지는 보험용·협조용으로 하는 게 요즘 시장상황”이라며 “상반기 결과만 봐도 조선과 중앙 2강 구도가 형성됐다는 것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신문의 4대 광고주로 통하는 자동차, 부동산, 금융, 아웃도어 가운데 아웃도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상반기에 광고를 줄인 것으로 파악했다. 자동차는 예년에 비해 신차 출시가 적어 광고비가 현상유지 수준이었다. 부동산은 아파트값 붕괴 등으로 전성기 때의 3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금융도 펀드 등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떨어지면 증권사 광고가 빠졌다. 아웃도어도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을 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신문의 광고시장이 이처럼 어려운 것은 광고주들이 타 매체에 앞서 신문에 먼저 지갑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 구독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매체 수는 과잉이라는 점이 광고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원인이다. 인터넷이나 TV 광고에 비해 지면광고가 가지는 제약도 신문이 가진 약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 일간지 관계자는 “신문 구독자가 떨어지고 매체 영향력도 인터넷과 새로운 매체에 빼앗기면서 광고주에게 점점 외면당하는 게 신문의 현실”이라며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더욱 한계가 드러난다”고 말했다.

신문광고 꺼리는 광고주들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하반기 신문 광고시장 또한 지난해보다 10% 이상 위축될 것으로 업계에 받아들여지고 있다. 광고주들의 광고심리를 수치화한 광고경기예측지수가 이를 잘 보여준다. 광고주들의 광고소비심리가 8월에는 급격히 얼어붙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고매체 가운데 신문의 광고비를 전월보다 줄이겠다는 광고주 수가 급증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곧 발표할 예정인 8월 광고경기예측지수(KAI)의 종합지수가 80.6으로 나타났다. 7월 지수가 90.9를 기록하며 올 들어 처음으로 100 밑으로 떨어진 이래 두 달 연속 둔화세를 이어갔다. 매체별로는 지상파TV 87.6, 케이블TV 86.1, 라디오 86.1, 인터넷 90.4였고 신문이 78.5로 가장 낮았다.

신문의 이 같은 수치는 8월이 전통적인 비수기임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급격한 위축이라는 분석이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의 8월 광고경기예측지수인 91.1, 100.1, 87.8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코바코 한 관계자는 “6월과 7월에 예측지수가 이미 떨어져 더 빠질 게 없는데도 8월에 또 78.5까지 급격히 떨어진 것은 신문광고에 대한 광고주들의 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예측지수는 코바코가 주요 4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다음 달의 5개 광고매체 광고비 증감 여부를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광고비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많으면 100을 넘고 그 반대면 100 미만의 수치가 도출된다.

유럽발 위기 “삼성도 줄이는데”

하반기 신문 광고시장에 가장 큰 변수는 유럽발 금융위기에 대한 기업체들의 대응이다. 현재 삼성, 현대차 등 재계 주요 그룹사들이 유로존 붕괴 위기에 따른 불황 여파로 비상체제 가동에 들어가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삼성전자의 경우 위기상황 돌파를 위한 시나리오 경영에 돌입했다. 매출의 30%가 발생하는 유럽에서 유로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이 부분을 어떻게 보전할 것인가가 현재의 키포인트다. 아직 삼성전자 본사나 삼성그룹 차원의 경비절감은 아니지만 앞으로까지 장담할 수는 없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유럽에서의 위기는 있지만 삼성전자 전체로는 2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를 기록해 본사 차원에서 경비를 줄이는 것은 누가 봐도 설득력이 없다”며 “광고비 절감 등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문사 입장에서는 유럽발 위기가 본격화되면 기업들이 이를 빌미로 광고비 집행을 줄일 것이란 불안이 따른다. 최고 실적을 거듭 갱신하고 있는 1위 기업이 시나리오 경영에 돌입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관련업계에 긴장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이런 분위기가 신문업계에 달가울 리 없다.

현실화되고 있는 광고시장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신문사들은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최근 전사적인 경비절약 캠페인을 시작했다. 사원식당 점심시간을 30분 단축하고, 엘리베이터·냉방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비제작부서의 야근 억제를 당부했다. 현재 전액 지급하는 기자들의 통신비도 제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선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영향 받는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하고 앞으로 어려워질 것을 상정해서 아낄 것을 찾아보자는 차원의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경비 절감부터 구조조정설까지
한겨레의 경우 대규모 투자 재검토에 들어갔다. 양상우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비용과 지출 부문에서 감액 요인을 찾아보라고 임원들에게 지시했다. 2008년 삼성 광고 중단사태에 가까운 비상경영 시기로 돌아가는 분위기라는 게 내부 전언이다. 이 같은 경영방침 전환은 대기업들의 광고 감소에 따른 조처다. 규모가 큰 삼성을 제외하고 몇몇 대기업들은 전년 대비 20~30% 광고 집행을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김회승 비서부장은 “최근 대기업들이 유럽발 금융위기를 여파로 광고 집행을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도 비슷한 상황이다. 상반기 종편 개국으로 광고 감소가 우려됐으나 선전해 다행이지만 하반기 유럽발 금융위기를 고려해 경영전략을 다시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박구재 경영기획실장은 “하반기 7~8월이 광고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달 들어서 광고상황이 좋지 않다. 보수적으로 경영계획을 짰다”면서 “대기업들은 경제위기에 대한 학습 효과 때문인지 먼저 움츠러드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신문사에서는 광고 감소에 따라 광고국 구조조정설이 나오고 있고, 일부 신문사에서는 지면 감면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 경제지 기자는 “몇몇 메이저 신문사를 빼고는 대부분 지난해부터 쥐어짤 대로 짜서 위기가 닥치면 그냥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경비절감 말고는 대책이 없다는 게 우리나라 신문업계가 처한 진짜 위기”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 dhlee@journalist.or.kr
  원성윤 기자 socool@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