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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 5층 대회의실에서 사측과 노조 대표단이 노사 합의문에 공식서명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민일보 노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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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김남중 기자가 국민일보 차기 노조위원장에 선출된 날, 노조 사무실의 커다란 축하 난(蘭)이 눈길을 끌었다. 김성기 사장이 보낸 것이었다. 그러나 활짝 핀 보라색 난 꽃이 무색하게 국민일보 노사는 여전히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2일 신임 노조위원장과 사장이 처음 대면한 자리에서 이들은 “앞으로 노사가 과제를 풀어갈 길이 험난하다는 것”에만 공감했다.
국민일보 노사관계 정상화의 관건으로 파업사태 정리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 구성과 운영이 꼽힌다. TF에서 핵심인 조합원 징계문제 등 파업 후속조치와 지면쇄신 방안을 논의하기 때문이다.
파업 종료 후 한 달 내에 구성키로 한 TF는 논의 초기부터 노사 참여 인원을 두고 갈등을 겪었다. 애초 사측은 사측 5명, 노조 2명을 주장했다. 노조가 반발하자 김 사장이 2일 노조 참가자를 1명 더 늘리겠다고 구두로 약속해 노사 각각 3명과 5명이 참여하는 TF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노조에선 불만이 많다. 한 노조원은 “노사 참여인원이 불균등해 노조는 사측의 들러리가 될 게 뻔하다”며 “또 사측이 공문을 먼저 보내와야 TF가 가동되는 구조에서 주도권은 분명 회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노조원은 “파업 종료 전 협상과정에서 전 집행부가 TF 구성을 노사 동수로 한다는 조항을 반드시 적시해야 했다. 이는 노조의 실수”라면서 “회사는 결국 자기 뜻에 따라 파업사태를 정리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타사의 사례와 비교해도 사측은 노사가 함께 파업 후유증을 치유할 의지가 약하다는 것이 노조의 시각이다. 지난달 22일 파업을 종료한 연합뉴스의 경우 노사 공동으로 운영될 제도개선특위를 노사 각각 5명 동수로 구성했고 노조 위원들은 한시적으로 전임 특위위원으로 활동하도록 했다. KBS가 합의한 대선공정방송위원회도 사장과 새노조 위원장을 대표로 노사 동수로 구성된다.
TF에서 다룰 파업 참여 조합원 징계 문제도 쟁점이다. TF 구성상 사측이 다수인 데다가 경영진이 징계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노조원들의 우려가 크다.
사측이 지난달 18일 파업에 적극 참여한 기자 6명에게 통보한 대기발령 문제도 노사관계의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3개월 내로 부서배치가 되지 않으면 면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기발령을 통보받은 기자들은 3개월 안에 어떤 시비가 걸릴지 몰라 운신의 폭이 극히 좁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협상과 함께 편집국 내부 갈등 해소도 국민일보 정상화의 열쇠다. 간부 및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기자들과 파업 조합원 사이의 냉랭한 기류가 심각한 상태다.
한 기자는 “지난주 특별취재팀 바이라인으로 나간 검찰 비판 기사 등으로 편집국 간부에 대한 기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며 “망가진 지면이 선후배 기자들의 갈등을 낳고 다시 지면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선후배간 인간적 신뢰가 붕괴된 것도 큰 상처라고 입을 모은다. 파업 이후 어렵게 술자리가 마련돼도 선후배간에 고성이 오가는 경우가 심심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배가 식사 한번 하자고 말을 걸기도 어색하고 제의를 해도 후배들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분위기라고 한다. 또 다른 기자는 “상처의 골이 더 깊어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