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사의 N스크린 서비스가 지역방송의 방송권역을 파괴해 지역방송 고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N스크린 서비스는 인터넷이 되는 지역이면 모두 접속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실시간 지역방송도 포함시켜 권역 개념을 유지하는 등 제도 정비와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14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열린 ‘지상파 방송의 N스크린 서비스와 지역방송의 지역성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상파 N스크린이 확산되면서 지역민들이 서울 소재 지상파 방송을 곧바로 소비한다”며 “지역방송 프로그램이 지역에 잘 전달되지 않아 지역방송의 존재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시 지역방송의 광고, 지역방송이 제공하는 DMB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영주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권역 외 지상파 콘텐츠의 역외재송신을 금지하는 취지가 지역 지상파방송을 보호하고 존립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었음을 고려할 때 방송법으로 규율할 수 없는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도 역외재송신 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규 전국언론노동조합 대전MBC 지부장은 “방통위에 N스크린이 방송인지, 통신의 영역인지 물어봐도 돌아온 대답은 그들도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며 “방통위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뉴미디어 환경에서 지역방송이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던져지면 지역방송은 고사한다”고 호소했다.
지역방송의 권한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BBC의 ‘아이 플레이어(iPlayer)’처럼 지상파 방송사들이 구축한 N스크린 플랫폼인 POOQ(푹)에 지역방송사가 들어가는 방안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안됐다. 그러나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할 수 없는 재정적 조건과 킬러콘텐츠가 부재한 상황에서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있으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피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N스크린 정책이 공공서비스 체계에 안정화 이후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N스크린이 구현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제한 데이터 이용이 가능한 월 5만원이 넘는 요금제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여기에 N스크린 유료가입에 따른 요금까지 부담해야 한다. 무료 보편적 시청권이라는 지상파 정책이 자칫 N스크린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강혜란 정책위원은 “MBC나 SBS가 보이고 있는 사업적 행보는 중앙을 중심으로 지상파의 구도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라며 “다양한 공적구조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은 “이러한 쏠림 속에서 지상파DMB 서비스에 대한 관리 소홀과 이용자 이탈이 발생되고 있어 추후 이동통신망 의존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현업인들의 자각과 사회적 관심, 균형감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