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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전 비대위원장, 정몽준은 의원?

주요 정치인 호칭 언론사마다 제각각

이대호 기자  2012.06.20 14: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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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 정치인에 대한 호칭이 언론사마다 제각각이다. 사진은 지난달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의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정몽준 ‘의원’. (뉴시스)  
 
주요 정치인에 대한 호칭이 언론사마다 천차만별이다. 정치인 ‘박근혜’를 부르는 언론의 호칭도 여러 가지다. 상황에 따라, 기자에 따라 가끔 호칭을 혼용하기도 하지만 언론사별로는 대체로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새누리당 전 대표’라고 하고, 한겨레는 대개 ‘새누리당 의원’이라고 쓴다. 대표와 의원이라는 호칭 사이의 간극은 한겨레와 조선일보의 논조 차이만큼이나 크다.

아무래도 현재 대세는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세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등 신문사와 연합뉴스, 뉴시스 등 통신사, KBS, MBC, SBS 등 방송사도 여기에 속한다. 한겨레도 경우에 따라서는 ‘전 비대위원장’을 쓰기도 한다.

이 명칭들은 정확한 표현일까. 먼저 한겨레가 쓰는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은 예우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맞는 표현이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쓰는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박근혜씨가 대표를 한 정당은 새누리당이 아니라 한나라당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언론이 쓰는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도 맞는 표현이긴 하다. 그러나 원칙이 무엇인지에 따라서, 또는 다른 정치인과 비교해보면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도 특혜 시비를 부를 수 있다.

대부분의 언론은 호칭을 정하는 첫 번째 원칙으로 현직을 쓴다. 당직이 있을 경우 공직보다 우선한다. 현직이 의원이 아니거나 특별한 당직이 없는 경우 부득이 전직을 사용한다. 경향과 한겨레와 중앙이 정몽준씨를 ‘정몽준 의원’이라고 하는 것은 이 현직 우선 원칙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겨레는 박근혜씨와 정몽준씨를 둘 다 현직에 따라 ‘의원’이라고 하니까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다. 하지만 경향과 중앙은 박근혜씨는 ‘전 비대위원장’으로 예우를 하면서 정몽준씨는 ‘의원’으로 부르기 때문에 불합리한 구석이 있다. 두 사람이 당내에서 경쟁을 벌이는 대선주자라는 것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는 지적이다.

조선은 둘 다 ‘전 대표’로 쓰고, 동아는 박근혜씨는 ‘전 비대위원장’으로 정몽준씨는 ‘전 대표’라고 부른다. 조선은 ‘전 대표’로 통일했고, 동아는 예우 차원에서 가장 최근의 전직을 사용했다. 또 다른 새누리당 대선주자인 김문수씨는 현직에 따라 ‘경기도지사’로 부르고, 이재오씨는 ‘의원’이다.

야당은 별로 논란이 없다. 문재인씨와 정세균씨는 국회의원이고 손학규씨와 정동영씨는 국회의원이 아니지만 모두 당직이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기 때문에 ‘상임고문’ 또는 ‘고문’이라고 쓴다. 김두관씨는 현직에 따라 ‘경남도지사’다.

언론사들은 논란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정치부 논의를 거쳐 정치인의 호칭을 정하고 편집국 전체가 준용한다. 조선일보 정치부 한 관계자는 “‘박근혜 의원’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선주자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맞지 않다”며 “새누리당이 정상화된 마당에 ‘전 비대위원장’이라고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해 ‘전 대표’라고 쓴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정치부 논의를 거쳐 혼재해서 쓰고 있는 박근혜씨에 대한 호칭을 조만간 ‘의원’으로 통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