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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탄압' 배경, 따로 있었다

노조 "법무법인 K 개입"…사측 "법적 자문 당연"

원성윤 기자  2012.06.20 14: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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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김채철 사장 퇴진 및 국민서명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을 가진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역 앞에서 시민들에게 김재철 사장 퇴진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김재철 MBC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100만인 서명을 비롯해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친이계 핵심좌장에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조차 “김 사장이 전향적 결정을 했어야 했다”고 토로하는 지경이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해고, 정직, 대기발령의 중징계와 노조 집행부 가압류 등 사측이 조직적인 대응에 나서는 배경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MBC 노조는 사측이 의뢰한 노동전문 법무법인의 자문을 통해 김 사장의 대응수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MBC는 지난 1일 업무복귀명령을 내린 뒤 파업에 가담하고 있는 노조원들에게 징계를 단행하기 시작했다. 사측은 이날 35명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내린데 이어 11일자에 2차로 34명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대기발령자 수는 69명에 달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박성호 기자회장을 해고했다. 또한 2차 대기발령자 가운데 13명에 대한 징계 결과가 20일 예정돼 있다. 역시 중징계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앞서 사측은 노조에 대한 가처분 신청과 노조 집행부의 집과 월급 통장 가압류를 법원에 신청하기도 했다. MBC는 지난 3월 5일 노조와 집행부 등을 상대로 33억86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해당 금액에 대한 재산 가압류를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4월 정영하 위원장 등 노조집행부의 부동산과 노조계좌에 가압류 신청을 인정했다.

언론사 노조가 파업 역사 가운데서 대규모 징계와 노조 집행부의 재산 가압류 등이 진행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MBC 안팎의 반응이다. 노조는 “방송사 특성상 비교적 온건했던 MBC의 노무정책이 강경해 진 것은 MBC 조직문화에는 애착을 가질 수 없는 이들을 불러온 탓”이라며 “일련의 초강경책들은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가 주목하고 있는 법무법인 K는 법무법인 J의 노동팀 멤버들이 옮겨오면서 노동팀이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인은 모 정유사의 노조 파업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하는 등 주로 사용자의 의뢰를 처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K 법인의 J 변호사는 노사정위원회 멤버인 한국노총(노동자)과 경영자총협회(사용자), 고용노동부(정부) 등 3개 단체를 동시에 자문하고 있다. 20년 넘게 노동법 관련 소송을 맡아온 전문변호사로 통한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아주 짧은 기간 동안 1, 2차에 걸친 대기발령과 박성호 기자회장에 대해 2번에 걸친 해고, 법적으로도 생소한 시용기자를 비롯해 대규모 경력직 채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이들에게 법률적 검토를 받아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권영국 변호사(노동위원장)는 “최근 대형 법무법인들은 노동조합의 파업을 와해하는 전략을 굉장히 세밀하게 자문을 하고 노조를 궁지로 몰아가는 수많은 소송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이들 전문가들이 결합되면 노조 자체가 무력화돼 버리고 노사관계는 극단적인 수준까지 가게 된다”고 말했다.

사측은 강경책 배경에 법무법인이 있다는 노조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은 “최장기 언론사 파업을 맞이하고 있는데 당연히 변호사, 노무사 등의 자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무런 조언도 구하지 말라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 일일이 대꾸를 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