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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기영 전 MBC 사장 (뉴시스) | ||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한 결과 500건의 사찰 사례를 조사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이 발표한 사찰 대상자 중에는 전현직 국회의원 10명, 고위 공직자 8명, 전·현직 자치단체장 5명, 재벌그룹 회장, 종교인 등 주요 인물 30명이 포함됐다. 이중에는 엄기영 전 MBC 사장의 이름도 올라있다.
검찰은 지원관실의 사찰 사례를 △공무원 및 공공기관 임직원들에 대한 적법한 감찰활동(199건) △단순 일반동향 파악(111건) △대상자 또는 대상 사실이 불분명한 경우(85건) △구체적으로 사실 확인을 했으나 범죄가 될 행위는 없었던 경우(105건) 등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검사 14명을 포함해 46명의 수사팀이 3개월간 광범위한 수사를 벌여 새로운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의 혐의를 확인했지만 스스로 이번 사건의 몸통임을 자처한 이영호 전 비서관의 이른바 윗선을 밝혀내지 못해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월말 파업 중이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을 발표해 정국을 발칵 뒤집었다. 이 문건에는 KBS·MBC·YTN 등 언론사들의 동향과 방송관련 단체 K이사장 등이 포함돼 파문이 일었다. 당시 발견된 문건은 불법사찰의 극히 일부분이라는 게 법조계와 언론계의 시각이었다. 향후 검찰 수사로 불법사찰의 윗선 개입여부와 사찰범위 전체가 밝혀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검찰이 이날 발표한 사찰 명단에는 이름은 올랐지만 대체로 내용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은 이름만 올랐을 뿐 내용은 없었고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제목과 언론 스크랩만 있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제목만 나와 있지 지원관실 팀원 중 관여한 사람이 없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도 이름은 있지만 내용은 없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사찰은 소문이나 인터넷 신문기사 검색 등을 통한 정보수집 수준이어서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원관실의 사찰이 이뤄지거나 증거인멸이 이뤄지던 당시의 정정길, 임태희 대통령 실장에 대한 서면 조사를 하긴 했지만 특별한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또 장진수 전 주무관이 입막음용으로 장석명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준 돈으로 알고 받았다는 관봉 5000만원의 출처도 결국 확인하지 못했다.
증거인멸 개입의혹이 일고 있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한차례 서면조사를 한 뒤 관련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은 지난 4월 4일 언론인 불법사찰 책임자로 거론되고 있는 권재진 전 민정수석(현 법무부장관)과 정정길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 등 18명을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