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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따뜻했던 그를 잊지 않겠습니다"

한영달 전 한국기협 강원지부장 추모사

박기병 한국기자협회 고문  2012.06.13 15: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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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한영달 지부장  
 
한영달 전 한국기자협회 강원지부장은 지난 1월 31일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강원일보 편집국장, 업무출판이사 겸 논설위원 등을 거쳐 강원도민일보 창간에 참여, 강원도민일보 상무·전무이사, 논설주간, 서울지사장, 언론중재위원회 강원지부 중재위원을 역임했다.


한영달 전 기자협회 강원도지부장이 세상을 떠난지 120일이 지났군요.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느낍니다. 항상 빛나는 재치와 유머로 좌중을 이끌던 한 지부장이 세상을 떠났다니….

병마와 싸우고 있다는 소식은 접했지만 세상을 일찍 떠나리라는 생각은 단 한순간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의술도 믿을만했지만 무엇보다 강한 의지를 가진 한 지부장이었기 때문에.

세상을 떠나기 3일 전 궁금해서 안부를 물을겸해 전화하니 “숨이 차고 걷는 것이 힘들어 100미터를 걷지 못하니”라면서 월요일(1월31일)에 병원을 예약했다고 했는데 바로 병원에 간다고 한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으니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설마, 그래도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다녀오면 회복하겠지, 잠시 안좋은 상태이겠지 하고 반신반의하면서 희망적인 기대를 가져보았지만 허사였습니다.
믿기지 않고 믿고싶지 않은 소식은 실제일 경우가 더 많은가 봅니다. 한영달 지부장은 정말 그렇게 덧없이 가버렸고 무엇이 그리 급해 이렇게 황망히 가버렸는지요.

1973년 내가 한국기자협회 10대 회장일때 강원일보 기자였던 한영달 기자가 기협 강원도지부장을 맡으면서 인연을 맺어 같은 언론인의 길을 걷고있다는 동질감으로 교분을 쌓아왔습니다.

한 지부장은 어느 조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강원도 내에서는 전설을 남긴 언론인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베풀고 그럴수 없는 사람에겐 다른 무엇으로라도 보답하려고 애썼던 가슴 따뜻한 기자이고 지부장이었습니다.

지부장이 되어 기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강원도 내 축구대회와 등산대회를 개최했고 사회부 기자로서는 취재에 두각을 나타내 불의에는 참지 못하는 성품으로 금기시돼온 군 관계 취재로 정체불명의 청년에게 테러를 당해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솔직담백한 성격에 뛰어난 통찰력, 박력있는 추진력, 정의감 넘치는 기질로 많은 후배 기자들이 따랐습니다. 생각해보면 한 지부장은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기자였습니다. 한 지부장이 강원일보 편집국장일 때 만났을 때 “편집국의 조직을 따뜻한 인간의 피가 흐르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했고 “근엄한 상사 윗사람이 아닌 여러분의 따뜻한 형으로 편집국을 이끌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인간관계에 관한 한 강원도 내 언론계에선 드문 분이라고 했습니다.

상가에 문상온 언론계에서 함께 일했던 많은 후배들을 만났습니다. 강원일보 사회부에서 함께 일했던 김흥성 후배는 “고인은 공과 사가 분명하고 정확한 사회분석과 승부욕이 강한 상사였다”고 회고했습니다. 전 한국기자협회 사무국장을 지낸 김영성씨는 대만을 함께 여행한 이야기를 하면서 “솔직담백하고 직설적이지만 알고보면 섬세하고 정이 넘치는 분”이라고 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은 끝까지 인연의 끈을 놓지않는 언론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고전에 관련된 저술을 몇권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방대한 고전 실물을 모두 분류평가해내는 등 고 화폐의 새로운 기틀을 잡고 지금 고대 화폐인 철정전(鐵鋌錢)에 대해 고고학적 정립을 해내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한 지부장은 30여년간 고전의 문헌 탐색과 실무수집을 한 끝에 2002년 8월 ‘한국의 고전’이라는 방대한 책자를 세상에 내놓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고전을 연구하면서 그는 언론인으로서 글을 쓰는 것은 직업인으로 책무와 보람을 느끼고 살아온 것이라면 고전에 대한 탐구는 취미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므로 고통속에 서로 즐거움이 따랐다고 했습니다.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한결같이 온화한 한영달 지부장의 얼굴을 앞으로는 볼수가 없다니. 변치않는 의리와 우정으로 70 평생 함께 한 한 지부장. 부디 고이 잠드소서.

<박기병 한국기자협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