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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들이 많아 발 디딜 틈 없는 국회 정론관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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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회 정론관을 찾는 정치인들은 문에 들어설 때마다 잠시 멈칫한다. 기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정당 당직자는 어리둥절해하는 모 의원에게 “요즘 출입기자들이 늘어나 막내 기자들이 정론관으로 쫓겨와서 그렇다. 대책이 필요하다”고 즉석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최근 국회 정론관에서는 빈 좌석을 찾아볼 수 없다. 가뜩이나 자리가 모자란데 대선을 앞둔 선거의 해를 맞아 각 사마다 정치부 정당팀 인력을 증원했기 때문이다.
한 종합일간지는 기존 9명에서 12명으로, 한 경제일간지는 5명에서 9명으로, 한 인터넷매체는 기존 3명에서 7명으로 늘렸다. 대부분 언론사들이 출입기자를 증원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각 언론사 부스에 배정된 자리가 모자라 막내급 기자들은 짐을 챙겨 정론관으로 쫓겨나다시피하고 있다. 정론관은 오전 9시가 넘으면 자리 잡기가 불가능하다.
한 일간지 기자는 “조금이라도 지각하는 날엔 자리를 찾아 한참을 서성거려야 한다”며 “자리가 있더라도 기둥 뒷좌석 정도여서 ‘정론관 자리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자리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사석화’ 시비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소속사 부스에서 나와 정론관으로 출근하는 한 일간지 기자는 “정론관에 오랫동안 드나들던 기자들이 도서관 사석화하듯이 브리핑룸 책상에 자신의 짐을 잔뜩 올려두고 그대로 퇴근한다”며 “대부분 연차가 높아 뭐라 따지기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기존 부스와 정론관은 북새통인데 정론관 맞은편에 신설된 종편 기자실은 시설도 좋고 대조적이라 기자들의 불만 대상이 되고 있다. 한때 ‘종편 특혜’ 논란을 불렀던 이 기자실은 종합편성채널 4사가 개국하기도 전인 지난해 10월 입주했다. 이곳엔 TV조선·JTBC·채널A·MBN 종편 4사와 보도전문채널 뉴스Y 등 15개사의 부스가 있다.
자리 확보가 어려워지자 이 기자실은 다시 눈총을 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자리가 이렇게 부족한데 종편의 부스 좌석을 조정해서 인원이 포화상태인 언론사에 좌석을 더 확보해 줄 수 있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회사무처 미디어담당관실 한 관계자는 “기자실을 신설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아 그럴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기존 기자실에 비해 신설 기자실이 공간이 여유롭거나 시설이 좋은 건 아니다”라며 “오히려 신설 기자실의 기자들이 냉장고가 없다는 등 민원을 많이 넣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회 출입기자들의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회사무처가 “평소에도 너무 깐깐하다”는 것이다.
한 종합일간지 정당팀은 인원을 늘리면서 부스 좌석 확보를 요청했다가 “그럼 인증된 발행부수 통계를 가져오라”는 소리를 들었다.
출입기자들 사이에 만들어진 일종의 ‘계급’도 시빗거리다. 출입기자들은 “패용증의 색깔에 따라 계급이 나뉜다”고 불만이다. 상시 출입은 연두색, 장기 출입은 분홍색, 일시 출입은 노란색으로 나뉘는데 대우가 ‘천양지차’라는 것이다. 상시증을 패용한 기자들은 둔치 주차장과 국회 내 헬스장 이용이 가능하고 국회도서관에서 자료대출을 할 수 있다. 분홍색 패용증을 맨 기자들은 상시 출입기자들의 혜택을 누릴 수 없고 3개월마다 출입증을 갱신해야 한다.
분홍색 패용증을 매고 정론관으로 출근하는 한 인터넷 매체 기자는 “국회만큼 출입기자들에게 깐깐한 곳도 없다”며 “미디어담당관실에 문의를 하면 ‘직원이 얼마 전에 바뀌어서 잘 모르겠다’는 식의 답변만 돌아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