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로 없는 싸움으로 진행되던 언론사의 연대 동시파업이 해결을 위한 막바지 진통 국면으로 들어간 모양새다.
아직 외적인 갈등 양상이 잦아들지는 않고 있으나 지난주를 고비로 각 언론사 노사가 접점 찾기를 모색하는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투쟁으로 공정보도에 대한 대외적 공감대를 확산시킨 성과가 낳은 국면 변화로 해석된다.
MBC노조는 1일 사측에 공식 대화를 요청했으며 사측도 이를 받아들인 상태다. 연이은 대기발령과 추가 채용 등 전선은 여전하지만 역시 핵심은 김재철 사장의 퇴진 여부다. 그러나 노조의 120일이 넘는 파업과 비리 의혹 폭로로 김 사장은 사실상 MBC 내에서 ‘식물인간’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 MBC는 1992년, 1996년 파업 당시 노조의 업무 복귀 후 최창봉, 강성구 사장이 퇴진한 바 있어 “현 상황에서 쟁점은 거취와 관련된 책임있는 약속”이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있게 나온다.
보수·여권에서도 김 사장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재철 사장도 명예가 있는데 일단 노조가 들어간 뒤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지금까지의 수수방관적 태도와는 달리 노사간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BS는 노사 협상안이 새노조 쟁의대책위원회에서 한 차례 부결됐으나 전격 타결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쟁의대책위원회는 집행부에 협상 전권을 위임하기로 5일 결정했다. 노사가 합의안을 도출할 경우 대의원대회와 총회의 절차를 거쳐 이를 추인하게 된다.
김현석 새노조 위원장이 5일로 9일째 결사적인 단식을 벌이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노사 간의 대 타협이 지연될 수 없는 상황이다.
KBS의 한 고위 관계자는 “8일까지 해결될 것”이라며 “노사가 대선을 앞두고 공정보도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시간을 더 끌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파업 참가 중인 특파원 조기 소환 문제로 노사 대화가 단절됐던 연합뉴스도 아직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으나 5일 일단 협상이 재개됐다.
다만 YTN은 사측의 완고한 입장으로 돌파구가 막혀 있는 상태다.
사측은 ‘불법파업’ 규정에서 물러서지 않고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고수해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임단협 타결에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사측이 오히려 ‘시간끌기’에 들어간 격이다. 사측은 오는 13일 김종욱 노조위원장, 하성준 사무국장, 임장혁 공정방송추진위원장에 대한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를 다시 열겠다고 공지한 상태다. 인사위 대상자가 기피한 김백 상무와 류희림 YTN사이언스 본부장, 윤두현 보도국장이 인사위에 빠지면서 재개하겠다는 것은 중징계에 대한 의지를 확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YTN 파업은 사측의 임단협과 노조 집행부 징계에 대한 입장 변화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한 중대한 막판 변곡점은 경찰의 정영하 위원장 등 MBC노조 집행부 5명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이다. 영장실질심사가 7일 오후 3시로 예정된 가운데 협상 국면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 집행부 일부에게라도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수사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김재철 사장에 대한 구속수사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퇴로 없는 싸움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언론 청문회 개최에 대한 새누리당의 자세 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문회는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 파업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원성윤 기자 socool@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