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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김천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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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호 한국경제신문 기자(편집부 차장)가 27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그의 나이 43세. 고인은 평소 뜻대로 장기를 기증해 5명에게 새 생명을 안겨주고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같은 회사 후배인 편집부 신영하 기자의 추도사를 싣는다.천호 선배, 어찌 그럴 수 있어요. 어찌 그리 먼 길을 훌쩍 떠나겠단 말인가요. 우린 선배를 보낼 수 없습니다. 어찌 선배를 그리 보낼 수 있단 말인가요. 사랑하는 가족들, 늘 옆에서 함께해 주던 아내와 토끼 같은 딸 나빈이, 나현이를 놔두고 이렇게 빨리 어딜 간단 말인가요. 그럴 순 없어요. 살아계신 부모님, 형제들을 뒤로하고 어딜 그리 급하게 간단 말인가요.
누구보다도 부지런하고 후배들을 아껴주고 선배들에겐 든든한 후배, 편집부의 버팀목이었던 선배가 빠져나간 빈자리를 누가 메울 수 있단 말인가요. 지면에 대해 고민하며 불면의 밤을 지새우던, 천생 편집기자이던 선배가 혼신을 다해 뽑은 수많은 제목들이 원혼처럼 신문지상을 떠돌아 다니겠지요.
들리세요, 천호 선배. 어린 두 딸 나빈이, 나현이의 손을 붙잡고 5월의 저 푸른 하늘 아래서, 파도치는 고향의 바닷가 모래밭에서 함께 뛰놀며 뒹굴던, 그 행복했던 순간의 노래가.
기억나세요, 선배.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는데 더 좋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함께 가자며, 때론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다짐했던 날들을.
이런 날들을 놔두고 선배 혼자 훌쩍 어디로 간단 말인가요.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두 딸은 선배를 보낼 수 없는데요. 같은 길을 가며 희로애락을 나누던 우리들은 결코 선배를 잊을 수 없는데요.
그래, 살다보면 세상 일들 어찌 우리 뜻대로 되겠어요. 하나님은 가장 어여쁘고 착한 사람부터 먼저 데려간다는데 그 숭고한 뜻을 거역할 수 있겠어요. 선배를 놓아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야속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요.
천호 선배, 정말 이곳보다 더 좋은 곳이 있으면 어서 빨리 가세요. 사랑하는 가족들, 친구들, 직장동료들, 선배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눈에서 더 많은 눈물이 흐르기 전에. 선배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의 흐느낌이 더 크게 들리기 전에.
잘 가세요. 더 편한 세상에서 고이 잠드세요. 그곳에선 부디 스트레스 덜 받고 즐겁게 하루하루 지내셔야 합니다. 그리고 약속해 주세요. 사랑하는 아내와 나빈이, 나현이를 영원히 잊지 않겠노라고. 멀리서 늘 선배를 걱정해주던 고향의 부모님, 형제들, 절대로 잊지 않겠노라고. 그리고 늘 함께했던 동료들도 기억해 주세요.
이 세상 소풍처럼 한 번 왔다 가는 길,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 그때가 즐거웠었노라고, 환하게 함께 웃어요. 그때 다시 볼 날을 기약하며 이젠 그만 선배를 놓아 드리겠습니다. 부디 편히 잠드세요.
<한국경제 편집부 신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