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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의 미' 살리니 "보기 좋네"

한겨레·헤경·경향·중앙 새 편집 '눈길'

원성윤 기자  2012.05.30 16: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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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신문들이 여백을 살린 편집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위에서부터 한겨레신문, 헤럴드경제, 중앙일보 1면.  
 
최근 신문들이 잇따라 여백을 강조하는 지면개편을 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겨레신문은 지난 15일 창간24주년을 맞아 5단 편집과 제목서체 변경을 단행했다. 대부분 종합일간지들이 7단 편집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한겨레는 기존 6단에서 5단으로 줄인 편집을 시도했다.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일단은 “보기 좋다”, “편집이 시원하다”는 평이 우세하다. 좌우여백은 기존 1.2cm에서 3.5cm로 3배가량 넓어졌다. 앞서 한겨레는 지난 1월 토요판을 통해 5단 편집을 선보인 바 있다.

손준현 에디터부문장은 “5단으로 편집을 바꿨지만 자간을 당겨 글자를 조밀하게 배치해 기자들이 쓰는 기사량이 줄지는 않았다”며 “좌우 여백을 많이 준 것은 신문 대판의 빽빽함에서 독자가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최대한 없애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럴드경제 역시 재창간 9주년을 맞아 지난 16일 지면개편을 단행했다. 6단 기존의 편집은 그대로 유지하되 좌우여백을 3.3cm로 늘렸다. 주말판에 해당하는 금요일 ‘Weekend’ 역시 사진을 전면에 깔고 제목과 편집자주 형태의 글씨로만 채워 눈길을 사로잡았다.

경향은 토요일자에 실리는 ‘책과 삶’ 코너(17면)에서 파격적인 편집을 선보이고 있다. 26일자 신문을 보면 좌우 각각 9.2cm, 상하 11.2cm의 넓은 여백을 두고 원고지 약 21.5매 분량의 단 하나의 서평만 실었다. 같은 날 9면에 배치된 포토다큐 코너도 상하로 여백을 주고 메인 사진 하나와 박스사진 2개를 하단에 배치했다. 기사는 원고지 4매 분량이 전부다.

중앙일보는 토요판에서 여백을 강조한 1면 편집을 선보였다. 12일자 토요판 1면에는 톱기사의 넓은 여백 안에 자그마한 박스로 최근 각종 비리혐의에 연루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웃는 모습과 고개를 떨어뜨린 모습을 대조시켰다. “사진은 작고 여백은 넓은데도 한눈에 딱 대조가 느껴진다”는 독자의 평이 나왔다.

신문들의 이 같은 편집 트렌드는 현재 유럽과 미국의 신문들이 추구하고 있는 형태와도 유사하다. 한국과 유사하게 신문 대판을 채택하고 있는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미국 뉴욕타임스의 국제판인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 등이 좌우여백을 넓혀 기사를 더욱 돋보이게 해 호평받고 있다.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이인희 교수는 “우리는 지금까지 교과서에서 신문 지면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꽉꽉 채워서 사용하라고 배웠다”며 “신문의 아까운 공간을 활자가 아닌 여백으로 채운 것은 독자에게 생각할 공간과 심리적 여유를 배려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