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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방해죄를 적용한 파업권 제약이 언론계에도 일반화되고 있다. 사진은 21일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는 MBC노조 집행부들. 법원은 이들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전원 기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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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MBC 사장은 정영하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를 형사 고소해 구속까지 시키려 했으나 법원에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앞으로 구속, 해고 여부를 지켜봐야 하는 언론사 파업 노조원들은 부지기수다.
KBS는 김현석 새노조 위원장 포함 5명의 노조 간부를 업무방해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리셋 KBS뉴스9’ 제작 관련자 3명 또한 저작권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YTN은 김종욱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주요 간부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사측은 이들 외에 파업 적극 가담자 역시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추가 고소 가능성도 있다. 국민일보도 업무방해, 명예훼손 혐의로 노조원 20명을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MBC도 노조 집행부 5명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아직 남아있는 형사고소 건이 많다. 정영하 위원장, 이용마 홍보국장 두 사람에게 걸려 있는 형사 고소건만 해도 업무방해죄를 포함해 총 4건에 이른다.
이번 언론사 동시 파업과 관련한 징계자도 계속해서 나올 전망이다. 이번 파업 때문에 해고된 노조원만 해도 MBC 3명, KBS 1명, 국민일보 1명 등 5명에 이른다.
MBC는 이미 파업과 관련해 서울MBC에서만 31명을 징계했다.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로 따지면 103명에 이른다는 게 노조의 집계다.
박진수, 지순한 기자 2명에게 징계를 내린 YTN은 김 위원장 등 3명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30일 열 예정이다.
KBS는 파업 중인 새노조 조합원 60여 명에 대해 징계 의견이 제출된 상태다. 아직 인사위원회 일정은 잡히지 않고 있다.
파업에는 돌입하지 않았지만 부산일보도 지난해 사장실 점거농성을 벌인 노조원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가 이뤄졌다.
여기에 민사 소송 건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대표적인 것이 MBC 노조 집행부 16명에 제기된 33억9000만원의 손해배상 민사 소송이다. 집행부 16명에 대해 최고 1억 원대까지 재산 가압류 신청도 해놓았다.
연합뉴스를 제외한 파업 언론사 사측은 경쟁을 벌이듯 소송 및 징계로 파업에 대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송왕(王)’ ‘소송 중독증’이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다.
사측이 노조 파업에 적용하는 혐의는 대체로 업무방해죄다. 노동계와 국제사회는 업무방해죄를 파업권을 제약하는 대표적인 악법으로 꼽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해 3월 이사회를 열어 한국정부에 대해 “업무방해죄를 규정한 형법 제314조를 결사의 자유 원칙에 부합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채택했다. UN 사회권위원회도 한국 정부에 업무방해죄가 노조 간부를 처벌하는데 이용되지 않도록 시정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미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업무방해죄가 대부분 폐지된 상태다. 노동법 전문가들은 선진국에서는 파업행위에 대해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경우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법의 업무방해죄는 1940년 노동운동을 탄압하기 위한 일본 전시형법에서 유래됐으나 현재 일본에서도 생산시설 점거 등을 제외하고는 파업에 업무방해죄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미흡하지만 대법원에서 업무방해죄를 제한하는 판례가 나온 바 있고 최근 하급심에서도 이를 엄격히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이번 MBC의 경우처럼 사측과 검찰과 경찰은 여전히 업무방해죄를 광범위하게 적용해 파업권을 심각히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