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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용기자' 채용 반발에 보도국 폐쇄

1년 후 정규직 임용…기자회 "기자직 분열파탄 의도"

김고은 기자  2012.05.17 11: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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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파업 대체인력인 ‘시용(試用)기자’ 모집에 반대하는 기자들의 시위를 막기 위해 보도국을 봉쇄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파업 직후 계약직 전문기자를 선발한데 이어 지난 4일 5명의 임시직 기자를 채용한 MBC는 12일 채용공고를 내고 ‘1년 근무(시용) 후 정규직 임용’을 채용조건으로 하는 경력기자를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발한 MBC 기자회가 16일 오후 5시부터 보도국 농성시위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MBC 사측은 보도국이 위치한 여의도 방송센터 5층의 엘리베이터 운행을 정지시키고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는 등 보도국을 사실상 ‘폐쇄’했다.

지하 식당과 연결된 출입구에도 청경 10여 명을 배치, 조합원들의 출입을 가로막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기자들에게만 임시 비표를 발급해 출입시켰다. MBC노조는 “신군부가 득세했던 1980년 계엄령 하에서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을 김재철과 그의 꼭두각시 권재홍이 자행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MBC가 16일 '시용기자' 채용 방침에 반대하는 기자들의 시위를 막기 위해 방송센터 5층에 위치한 보도국 출입을 봉쇄했다. (MBC노조 제공)  
 
MBC 기자회는 이날 지하 식당 앞 로비에서 긴급 기자총회를 열어 ‘시용기자’ 채용 저지를 위한 투쟁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시용기자’ 채용과 관련해 “‘1년 계약 후, 평가에 따라 1년 연장 가능’이었던 지난번 임시직 채용과 달리 정규직 전환 가능성에 훨씬 큰 무게가 실려 있는 것”이라며 “정규직 전환을 위해 부당한 지시에도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는 시용기자를 대선을 겨냥한 불공정 편파보도에 마음껏 부려 먹은 뒤 이들을 계속 MBC 기자사회에 남게 해 선후배 동료 관계를 분열 파탄시키겠다는 지극히 불순한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성경섭·임태성·홍순관 등 7명의 논설위원들도 이날 기명 성명을 내고 “1년 계약직도 아닌 사실상 정규직에 가까운 ‘시용기자’ 20여명을 뽑겠다는 것은 노조의 파업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를 넘어서는 본원적 문제”라며 “회사의 정상화를 과시하기 위해 치르는 비용 치고는 너무나 그 대가가 엄청나고, MBC 보도 부문의 미래에 너무나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용기자’들과 보도 부문 대다수 후배 기자들과의 인간적 갈등도 불 보듯 뻔하고, 결과적으로 보도 부문 구성원간의 갈등을 영속화시키는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것과 다름 아니기 때문”이라며 “분열의 씨앗인 ‘시용기자’ 채용 방침을 회사가 재고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MBC는 17일 “그 동안 런던올림픽 방송 등 방송 정상화를 위한 업무복귀를 요청해왔으나 파업이 지속되자 정규직 경력 기자 채용방침을 결정한 바 있다”며 “뉴스의 정상방송을 위해 본사 5층 뉴스센터에 대한 출입제한조치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