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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저격수 된 '메디아파르'

자본과 권력에서 독립된 프랑스 탐사보도매체

양성희 기자  2012.05.09 14: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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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국민 연설을 하는 사르코지. (로이터/뉴시스)  
 
니콜라 사르코지가 6일(현지시각) 실시된 프랑스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사회당 후보 프랑수아 올랑드에게 패해 고배를 마셨다. 이면에는 탐사보도매체 메디아파르(Mediapart)의 끈질긴 추적보도도 있었다.

메디아파르는 지난 3월 “사르코지가 2007년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로부터 5000만 유로(약 740억원)의 선거자금을 받았다”고 보도, 지난달엔 세부 내용을 담은 리비아 정부 문건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문건엔 2006년 12월 당시 리비아의 정보부 수장이던 무사 쿠사가 중개인을 통해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비밀 자금을 전달할 것을 승인한 사실이 명시돼 있어 프랑스 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메디아파르가 ‘사르코지-카다피’ 커넥션을 파헤친 건 이번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엔 프랑스 기업 불(Bull)의 자회사 아메시스가 2008년 카다피의 신변보호를 위해 반경 100m 이내의 모든 전자파를 무력화할 수 있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특수차량을 제작해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계약은 2007년 카다피가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체결됐으며 당시 내무장관이던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 거래를 적극 지지했다고 확인해 보도했다.

이 밖에도 메디아파르는 △프랑스 은행 케스 데파르뉴의 신임사장인 프랑스와 페롤은 낙하산 인사라는 점 △사르코지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인 뇌이 시장 재직 시절 받은 로레알 대주주인 베탕쿠르로부터 현금 봉투를 받은 사실 등을 보도하며 사르코지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문가들은 메디아파르가 이처럼 정치권력을 적극적으로 비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독립언론이라는 정체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르몽드의 전 편집장인 에디 플레넬이 만든 메디아파르는 지난 2008년 창간돼 상업 광고는 싣지 않는 독립 언론을 표방하고 있다. 구독료는 월 9유로(약 1만3300원)이다.

또한 르몽드, 르피가로 같은 프랑스 주요 언론의 탐사보도가 침체됐던 것도 메디아파르를 돋보이게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파리특파원과 유럽총국장을 지낸 장행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은 “메디아파르는 이제껏 프랑스 사회 문제에 대해 주목할 만한 보도를 많이 해왔다”며 “저명한 기자 에디 플레넬은 언론인으로서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매체 운영을 구독료로만 해도 독자들이 믿고 찾는다”고 설명했다.

대구대 김성해 교수(신문방송학)는 “메디아파르는 광고를 받지 않는 만큼 정치적 독립뿐만 아니라 광고주의 압력에서 자유로운 경제적 독립을 이룬 매체”라며 “자본과 권력의 독립을 내세우며 만들어진 미국의 비영리 언론 ‘프로 퍼블리카’의 프랑스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