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4사의 프로그램 가운데 재방송이나 외국드라마 등 재활용 프로그램 편성 비중이 방송사에 따라 많게는 60%대까지 이른다. 이들을 제외한 본방송 가운데는 뉴스 및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드라마와 예능은 구색 맞추기에 그쳐 ‘종합편성’이란 이름을 무색케 한다.
본보가 지난 한 주(4월30일~5월6일) 종편 4사의 편성을 분석한 결과 재방송, 외국드라마, 영화, 지상파 제작 방송 등 재활용 프로그램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TV조선으로 61.3%를 기록했다. 채널A가 60.7%, JTBC가 56.0%로 뒤를 이었고 MBN이 41.8%로 가장 낮았다. 특히 주말에는 재활용 비중이 더욱 높아져 TV조선은 70.0%를 넘었다.
MBN은 뉴스가 많아 재활용 비중이 낮게 나타났지만 뉴스가 반복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 나은 것도 아니다. 결국 종편 4사 모두 절반 이상, 때에 따라서는 70%까지 재활용 프로그램으로 때우며 프로그램 제작이 극도로 위축돼 있음이 드러났다.
재활용 외 몇 안 되는 프로그램 중에는 뉴스 및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대다수였다. 뉴스 및 시사교양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MBN으로 7일 방송분에서는 17개의 본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14개(82.3%)가 여기에 해당했다. TV조선은 10개 가운데 8개, 채널A는 11개 가운데 7개, JTBC는 13개 가운데 8개가 뉴스 및 시사교양이었다.
종편 개국과 함께 선보인 드라마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제작이 위축되고 예능 또한 제작을 중도포기하는 경우가 늘면서 편성이 뉴스 및 시사교양 중심으로 극도로 단조로워지며 나타난 현상이다. 긴축경영에 들어간 종편에 추가 제작비 없이 보도국의 기존인력만으로 가능한 뉴스 및 시사교양 확대 편성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종편사들의 이 같은 편중은 사실상 ‘종합편성’을 포기했음을 뜻한다. MBN은 개국 당시부터 공공연히 보도 프로그램 중심성을 내세웠고, TV조선은 ‘한반도’ 실패 후 드라마 제작을 포기했다. 채널A도 선보인 드라마마다 별 재미를 보지 못하자 드라마 ‘인간 박정희’ 제작이 불투명해졌다. JTBC만 상대적으로 재방 비중이 낮고 뉴스 위주의 편성도 덜해 종편으로서 구색을 맞추고 있다는 평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종편을 허용할 때 내세웠던 시청자의 선택권 확대나 방송 제작 경쟁력 강화 등은 공염불이었음이 확인됐다”며 “재방, 삼방에 미드, 일드나 트는 방송에 무엇을 기대하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