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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편집국장 경질사태 수습국면

사측 인사철회 거부에 '제도 개선'으로 선회

원성윤 기자  2012.05.09 14:3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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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이충재 편집국장 경질 사태가 수습되는 모양새다. 사측이 사태해결에 적극 나섬에 따라 노조를 비롯한 기자들이 초반 강하게 반발하던 분위기에서 다소 누그러졌다. 노사는 8일 편집국장 임면에 대한 제도개선을 포함한 협약에 합의했다.

제도 개선 통해 갈등 수습
지난 2일 저녁 열린 기자총회에서만 해도 기자들 과반수는 ‘즉각적인 인사 철회’를 요구하며 강경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날 이상석 사장은 총회 자리에 찾아와 “인사 파문에 대해서 사과한다. 절차가 잘못됐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기자들의 인사 철회 요구에 “절차상으로 뒤집지 못한다”며 완곡하게 거부의사를 밝혔다.

3일 열린 노조 대의원 대회에서 △편집국장 인사철회 △기자 업무 본령에서 벗어나는 편집국장 취재지시 거부 등을 결의했다. 이 과정에서 최윤필 노조위원장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대행 체제가 출범한 4일부터 노사는 제도개선으로 논의 방향을 전환했다. 8일 발표한 노사협약 개선안에는 △편집국장 임명 시 5일 전 내정자를 조합과 기자평의회에 통보 △편집국장이 편집강령을 위반하지 않았는데도 인사권자가 취임 후 1년 이내 해임 시 편집국 3분의 2 이상 반대하면 해임 철회 등의 편집국장 임면 절차가 대폭 강화됐다.

노사협약이 나옴에 따라 노조와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이영성 신임 국장 임명동의 절차를 진행키로 결정했다. 9일 오후 청문회를 개최하고 이후부터 10일까지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자들 자존감 건드린 게 문제”
이번 이충재 편집국장 해임 사태는 광고와 국장의 지위를 직접 연관시키면서 기자들의 자존감을 건드린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노조 한 관계자는 “비편집국 조합원들의 의견을 들어봐도 이번 사태는 기자들의 자존심을 충분히 상하게 할 만했다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의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 2007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냈고, 지난해에도 약 7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퇴직금, 원고료, 미납국세, 보험료 등 누적된 미지급금 역시 총 174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올해 1분기 광고매출까지 전년 대비 17억원 이상 하락했다. 편집국장이 기업광고 수주에 일정부분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 사측의 불만이 컸다는 게 내부 기자들의 전언이다.

이번 노사협약 조치에서 회사 경영상황과 관련해 창간기념일 전까지 사측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취한 조치가 포함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관계사 매각과 최고재무책임자(CFO, Chief Financial Officer) 영입을 포함한 노사 공동의 회사 회생방안도 논의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는 절차 과정에서 사측이 일정부분 실기한 측면이 있다”면서 “노사 모두 경영위기를 잘 돌파해 나가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