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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인카드 남용과 관련해 노조로부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김재철 MBC 사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MBC 제공) | ||
1996년, 24일간의 MBC노조 파업 끝에 강성구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장 연임에 ‘윗선’이 개입했다는 의혹 속에 노조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았던 강성구 사장이 자진 사퇴한 배경에는 신상 문제가 있었다. 당시 노조는 강 사장이 마산MBC 사장 시절부터 수년간 한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대외적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폭로하며 도덕성 문제를 쟁점화했다. 이에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MBC파업진상조사단이 사실 확인에 나섰고 전화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까지 공개되면서 궁지에 몰린 강 사장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16년 전의 ‘데자뷔’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 MBC 사장의 도덕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MBC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재일교포 무용가 J씨에 대해 무차별 특혜를 제공했다며 연일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다. 법인카드 개인 유용 의혹에 이어 특정인과 관련된 비리 의혹까지 제기되며 김재철 사장이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 한 관계자는 “김재철 사장 체제에선 공정방송을 할 수 없어서 파업을 했는데 점점 중대한 범죄 행위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공영방송사 사장으로 자격미달, 함량미달이란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MBC노조는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철 사장이 여성 무용가 J씨에게 지난 7년 동안 무려 17차례의 공연을 몰아줘 부당한 특혜를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김 사장이 울산MBC 사장 시절부터 J씨 공연에 협찬을 제공하고 출연을 지시하는 등 각별히 챙겼다는 것이다. 지난 3일에는 김재철 사장이 J씨의 친오빠를 ‘MBC 동북3성 대표’라는 자리에 특채, 매달 200만~250만원의 고정 급여와 업무추진비까지 제공한 사실을 추가 폭로했다. 노조는 “J모씨는 범죄 전과까지 있는 인물”이라며 “J모씨가 김재철과 수상한 관계를 맺고 있는 무용가 J씨의 친오빠가 아니었다면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법인카드 의혹과 관련해 김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J씨에 대한 특혜성 지원을 문제 삼아 김 사장을 추가 고발한 상태다.
노조의 폭로가 잇따르자 김재철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 석상에서 “J씨 남매는 나의 ‘파이프라인’”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또 8일 해명자료를 내고 “무용가 J씨는 적법하게 공연을 하고 출연료를 받은 인물”이라며 “그는 노조의 공격을 받을 만큼 무자격자도 아니고 필요 이상으로 특혜 대접을 받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J씨 오빠에 대해서도 “2011년 연변장애인 어린이 초청 행사와 2012년 중국동포 가족 상봉 행사 등 여러 건의 큰 행사를 진행했고 김정일 사망 시에도 현지 통신원으로 활약을 해 회사에 기여한 바 있다”며 “다만 과거 경력과 관련해 통신원들의 채용과정에서 파악되지 못한 문제가 드러나거나 일을 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부들도 동요
그러나 의혹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영하 위원장은 “김재철 사장과 J씨의 관계에 대한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며 “양파 껍질처럼 까도 까도 계속 나온다”고 말했다. 노조는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J씨의 관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년간 특급 호텔과 명품 매장, 마사지 업소 등지에서 법인카드로 약 7억원을 사용,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사장 재임 2년간 약 7억원어치나 긁어댄 법인카드 남용 의혹은 J씨와 무관할 수 있을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MBC 안팎에선 법인카드와 J씨 문제가 ‘판도라의 상자’가 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J씨 관련 의혹들이 불거지자 MBC 일부 간부들도 조금씩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간부 사원은 “무용가 J씨에게 베푼 김재철 사장의 특혜는 어떤 식으로든 설명이 불가능한 비리”라며 “김재철 체제는 이 건으로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정 및 반론보도 본지는 지난 5월 3일 '김재철 사장, J씨 오빠에게도 특혜?' 제목의 기사에서 무용가의 오빠 J모씨가 해외로 도피한 범죄 혐의자이며 중국에서 무가지 등을 만들며 생활해 왔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확인 결과, J씨는 2001년 이후 자유롭게 해외출입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으며, J씨는 "범죄 혐의로 인해 해외로 도피한 사실이 없고 50년 전통의 한글판 신문인 흑룡강 신문의 장춘 지사장을 맡아 일해왔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