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또 다시 광우병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4년 전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경고했던 MBC ‘PD수첩’ 제작진이 명예 회복에 나선다.
2008년 4월 한·미 쇠고기 부실 협상 문제를 보도한 ‘PD수첩’ 제작진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공방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아냈으나, MBC는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정직과 감봉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조능희 PD와 이춘근 PD 등 제작진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 무효 소송의 첫 공판이 2일 오전 10시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렸다. 이번 재판에선 MBC가 ‘PD수첩’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부정하는 내용으로 강행해 논란을 빚었던 ‘사과방송’에 대한 정정보도 청구 소송도 함께 다뤄질 예정이어서 ‘명예 회복’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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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PD수첩' 제작진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 무효 소송의 첫 공판이 2일 오전 10시 서울 남부지법에서 열렸다. 공판에 앞서 MBC노조와 'PD수첩' 제작진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MBC노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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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9일 방영된 ‘PD수첩-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의 제작진 5명은 정운천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으나, 지난해 9월 대법원은 전원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부 또는 국가기관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며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일축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무죄 판결 직후 ‘사고’와 일간지 ‘사과광고’를 통해 “국민에게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이를 근거로 제작진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정직 3개월과 감봉 3~6개월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MBC노조와 ‘PD수첩’ 제작진은 2일 공판이 열리는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치명적인 병에 걸린 젖소 한 마리가 ‘PD수첩’이 옳았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에서 안전하다’는 MB정부의 주장이 ‘괴담’이었으며 ‘PD수첩’ 탄압에 앞장선 김재철 사장이야말로 징계 받을 사람임을 역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은 징계과정에서 MBC 사규도 무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규 68조 2항에 ‘징계사유를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할 때에는 징계할 수 없다’고 되어있으나 사측은 인사위원회 개최 전후로 어떠한 객관적 자료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재철 사장은 대법원 판결 취지를 왜곡하는 ‘사고(社告)’와 ‘사과방송’까지 강행해 비난을 자초했다”면서 “법원이나 그 누구도 명령하지 않은 ‘사과광고’를 수억 원의 돈을 들여 집행해 ‘배임’ 혐의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PD수첩’은 이제 명예를 위해 전면전을 펼 것”이라고 선언하며 “‘언론의 자유’와 ‘공정 방송 회복’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며, 오늘 시작하는 ‘징계 무효 소송’과 ‘정정보도 청구 소송’은 그 첫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