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동조합(1노조)이 KBS 이사회 및 사장 선임 구조 개선을 위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KBS노조는 지난 12~18일 실시한 총파업 찬반 투표가 76.5%의 찬성률로 가결됨에 따라 다음달 3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19일 밝혔다.
김인규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50일 넘게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에 이어 1노조까지 파업을 결의하면서 KBS 양대 노조의 사상 첫 동반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미 새노조의 파업으로 일부 예능과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이 파행 방송되고 있는 상황에서 3000여 조합원 규모의 1노조가 파업에 결합할 경우 방송 파행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1노조의 경우 기술직 조합원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데다가 이번 파업 찬반 투표에서 찬성한 조합원 수만 해도 1900여 명에 달해 파업 폭발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노조의 연대 파업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1노조가 내세운 파업 명분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KBS의 정치적 독립’. 이들은 총파업 결의문을 통해 “현행 방송법 제46조는 다수의 여당 이사가 KBS 사장을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하도록 규정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이 낙점한 사장이 임명되고 주요 현안에 따라 편파 방송 논란을 빚어 왔다”면서 5월 임시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KBS 새노조는 물론 MBC노조와도 연대 투쟁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1노조가 김인규 현 사장 체제에 대해 침묵하는 한 새노조와의 연대 파업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1노조는 새노조의 김인규 사장 퇴진 투쟁에 대해 일부 공감한다면서도 “사장 퇴진에 성공한다고 해도 현행 체제 하에서는 또 하나의 낙하산 사장이 올 수밖에 없다”며 지배구조개선 투쟁에만 집중하고 있다.
반면 새노조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현재의 낙하산 체제와 방송장악 현실을 도외시한 제도개선 논의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최선욱 전 새노조 사무처장은 “KBS의 제도 개선은 이사회 및 사장 선임 구조만의 개선이 아닌 공영방송 운영체제 전반의 개편이어야 한다”며 방송법 개정을 넘어 공영방송법(가칭)이 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차 때문에 1노조가 ‘낙하산 퇴진’을 공통분모로 한 공영언론사들과 연대 파업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김인규 사장도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만큼 김 사장 체제의 영향이 파업 규모에 비해 크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1노조는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지만 타깃으로 삼은 18대 국회 임기가 다음달 29일 종료를 앞두고 있어 ‘시한부 파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1노조는 “우리의 투쟁 시점이 19대 국회로까지 넘겨진 것이 아니고 18대 국회의 마지막 임시국회로 수렴되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