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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장기화 바라는 경영진?

연이은 초강수 퍼레이드

김고은 기자  2012.04.25 14: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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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기자회·영상기자회·시사교양국 평PD협의회·라디오 평PD협의회는 24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개편 무효화 및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MBC노조 제공)  
 
노조 조합원 해고, 징계, 친정체제 구축, 임단협 공전 등 최근 파업 언론사 경영진의 일련의 대응을 볼 때 사태 해결은 고사하고 오히려 파업 장기화를 바라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경영진이 매듭을 풀기 위한 결단 대신 노조 역시 투쟁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초강수만 고집하고 있어서다.

KBS 최경영 해고, 파업 열기 확산
KBS는 20일 김인규 사장과 간부들에게 욕설과 비방을 했다는 이유로 새노조 공추위 간사인 최경영 기자를 전격 해임했다. 또한 ‘리셋 KBS 뉴스9’ 진행을 맡고 있는 엄경철 기자를 비롯해 10여 명을 파업 주도 혐의로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고 후속 징계에 착수한 상태다. 김인규 사장은 총선이 여당 승리로 끝난 다음날 새노조 파업을 비판하는 편지를 보내고 모욕죄와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조합원을 고소·고발하는 등 강경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최 기자에 대한 징계 등 사측의 잇단 강공은 오히려 파업 열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팀장급 보직간부 22명은 파업 50일째인 24일 “회사의 중간간부로서 참담함과 더불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보직 사퇴와 파업 동참을 선언했다. KBS 기자협회, 경영협회, PD협회 등 10개 직능단체들은 24일 공동 성명을 내고 “최경영 기자에 대한 ‘해임’ 처분을 즉시 취소하고 KBS의 미래를 위해 대승적인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역MBC도 ‘징계바람’
김재철 MBC 사장의 행보도 거침이 없다. 김재철 사장은 총선 직후 시사교양국과 보도제작국을 통폐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본사 임원과 간부급 인사를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반면 파업 중인 전국 19개 MBC 계열사 노조 집행부에 대해서는 무더기로 인사위원회에 회부하며 연일 강공을 펼치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지난 19일 본사 및 관계회사 임원 인사를 통해 이진숙 홍보국장을 기획홍보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자신의 측근을 대거 주요 보직에 기용했다. 20일에는 구성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사교양국과 보도제작국 해체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시사교양국은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쪼개졌고, 보도제작국은 해체되어 편성제작본부 산하 시사제작국으로 통폐합됐다. 라디오본부 또한 라디오제작국으로 축소 격하돼 편성제작본부로 흡수됐다. MBC 기자회·영상기자회·시사교양국 평PD협의회·라디오평PD협의회는 24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MBC의 대표적인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각각 소속 국에서 분리시켜 힘을 빼고 자신의 직할통치가 가능한 편성제작본부로 보내 꼭두각시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24일 후속 보직간부 인사를 통해 이른바 ‘문제인사’들을 대거 요직에 기용하며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파업의 도화선을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은 김장겸 정치부장이 유임한 것을 비롯해 최기화 편집1부장이 보도국 부국장으로 승진했고 문호철 정치부 차장은 ‘뉴스데스크’를 총괄하는 편집1부장으로 승진 기용됐다. 또한 평소 ‘PD수첩’에 대해 ‘노동편향적’ ‘정치편향적’이라고 비난해온 김현종 시사교양3부장을 ‘PD수첩’과 ‘시사매거진2580’ 등을 총괄하는 시사제작국장에 임명하고 ‘PD수첩’ 탄압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 김철진 팀장을 교양제작국장에 임명했다. MBC노조는 “사실상 ‘MB방송 체제’이자 ‘대선을 앞둔 편파보도팀의 조직 정비’”라고 비난했다.

김재철 사장의 연이은 강공에 노조도 연일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MBC노조는 지역MBC지부들과 함께 지난 23일부터 MBC 여의도 방송센터에서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노숙 투쟁에 돌입했다. 25일에는 김재철 사장의 무용가 J씨에 대한 무차별 특혜 지원 의혹과 관련해 김 사장을 배임 혐의로 추가 고발할 계획이다. 지역MBC에서도 최근 단행된 사장단 선임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대구MBC에선 차경호 기획조정본부장이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데 대해 반발하며 보직간부 18명이 보직을 사퇴하고 파업에 동참했다. 신임 사장이 내정된 대구 등 6개 지역MBC지부들은 26일부터 사장 출근 저지를 비롯해 ‘낙하산 사장 총력 반대 투쟁’에 돌입한다.

YTN, 임단협 공전시키며 과거사 논쟁
YTN의 파업은 해직자 복직, 언론사찰 진상규명 등을 내걸고 있으나 실질적인 발단은 임단협 결렬이다. 그러나 YTN 사측은 지금까지 임단협 타결에 의지를 보이지 않다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YTN 노사는 파업 돌입 후 매주 협상을 갖고 있으나 별 진척이 없는 상태다. 사측이 노조 파업을 ‘불법 정치 파업’으로 규정하고 유급 휴일의 임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협상이 입구부터 막혀 있기 때문이다. 조합원들 사이에서조차 “사측이 정말 파업 종료를 바란다면 임단협을 타결하면 될 일”이라는 말이 나온다.

또한 사측이 2003년 사장 선임 과정에 노조가 개입했다며 해명을 요구하고, 집회 발언 등을 이유로 조합원을 징계위에 넘기면서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지고 있다. YTN의 한 고참급 기자는 “2003년 YTN이 적자구조를 면치 못하자 노조는 유능한 사장 영입을 위해 공개적으로 뛰었다. 구성원 대부분이 알고 있었으며 사측도 인정한 것”이라며 “현재 간부들도 당시 사정을 뻔히 알 텐데 사측 내부조차 손발이 안 맞는다는 이야기거나 뭔가 마음이 급해 잘못된 수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YTN 노조는 이번 주 임단협에 집중해 사측이 사태 해결에 진정성과 의지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합원 2명의 징계위 회부 결과도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나올 것으로 보여 파업 전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고은·장우성 기자